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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으로 멍든 稅制개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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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2 |
| 공적자금으로 멍든 稅制개편 금년도 세법(稅法) 개정안은 현 정부의 정강정책들을 실행하기 위하여 그간 의욕적으로 개편하였던 세제를 마무리하면서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부분을 정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공적자금의 손실을 메우는 데 필요한 재원을 염출하기 위하여 각종 조세 감면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점이다. 조세는 정부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기 때문에 임기 말에 접어든 현 정부가 그간 실행하였던 세제(稅制)를 정리하고, 획기적인 세제 개편을 피한 것은 온당한 조치로 평가된다. 합병이나 3자간 주식거래를 통한 변칙 상속·증여세의 탈루에 대하여 과세를 강화한 것도 필요한 조치로 본다. 그러나 오랫동안 주장되었던 근로소득 부담 완화, 이월결손금 공제기한 연장, 연결납세제도 도입 등은 세제의 합리성과 공평성을 위하여 필요함에도 세수(稅收) 감소를 이유로 다음으로 연기된 상태이다. 또한 아직 조세 지원이 필요한 부분도 세수 확대를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지원이 폐지 또는 감축되어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을 증가시켰다. 새삼 공적자금이 세제를 왜곡시키고, 국민들의 세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실감나게 하는 세법 개정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 세제는 소득공제, 과세특례자, 금융소득종합과세 등과 같이 국민대중들의 관심사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등의 기업 과세 측면에서는 크게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부가가치세는 1977년 도입한 이래 땜질식 개정만 유지됨으로써 최근 급변하고 있는 신경제시대, 디지털시대에 크게 어긋나 전반적인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월결손금 공제 확대, 연결납세제도 도입, 기업구조조정 관련 과세체계 정비 등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지만 내년도로 이월되어 심도있게 논의되지 못하였다. 최근 아파트 투기 열풍과 함께 부동산 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시급하다. 현재와 같이 부동산 과세를 실제 거래가액이 아닌 기준시가에 의하여 결정하는 한 그와 같은 투기 열풍을 잡기는 어렵다. 실제 엄청난 폭리를 보았는데도 정부가 미리 정해놓은 기준시가에 의하여 과세되기 때문에 부동산가액이 오르는 시점에서는 투기 이익을 세법이 보장해주는 해괴한 결과가 된다. 자연히 안방이나 금융기관에 조용히 있던 자금이 한꺼번에 투기 대열에 가담하여 투기 홍수로 확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거래가액으로 과세한다면 누구든지 실제 거래가액의 확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무조사로부터 중압감을 받기 때문에 함부로 투기 대열에 끼어들기 어렵게 되어 현재와 같은 투기 열풍은 발붙이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 세제개편 없이 투기 열풍이 불면 온 행정부가 동원하여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응하지만 이미 때가 늦고 실효성도 없으면서 경제활동만 왜곡시키는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부동산가액 평가기관이 건교부, 행자부, 국세청 등 3개 부처에서 따로 이루어지는 것도 세제가 부동산 투기를 잡는 데 실패하는 원인이 된다. 투기소득을 세금으로 흡수하는 기관인 국세청에서 주도적으로 부동산거래의 실제 거래가액을 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부동산 투기 열풍이 한창 일고 있는 중에 개최된 금번의 세제발전심의회에서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계층이 받는 경제적 손실과 심리적 박탈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러한 근본 대책에 대하여 심도있게 논의하지 못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李愚澤 (한양대 교수) 출처 - 조선일보 2002. 9. 2 기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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