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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4强' 축제를 위한 성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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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4 |
| '경제4强' 축제를 위한 성찰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이겨봤으면 하는 염원에서 시작된 국민들의 응원은 세계 랭킹 40위의 우리 대표팀이 4강에 오르는 대역 전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동안 무려 2400만명을 거리 응원으로 불러내 는 진기록을 세웠다. 축구 응원은 거대한 방전이 되어 전 국민을 승리의 자긍심으로 가득 찬 붉은 악마로 만들었다. 더구나 100만명이 모인 시청 앞 광장에는 훌리건은 고사하고 꽃 한 송이도 다치지 않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질 서를 보였다. 비도, 땡볕의 더위도 그들을 말리지 못했다. 우리 스스로 묻는다. 왜 그렇게 모이는가. 대답은 축구 사랑, 나라 사랑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자발성과 열정 그리고 질서! 한마디로 비즈니스 위크가 우리나라에 붙여준 '멋진 한국(Cool Korea)'의 재발견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월드컵 잔치를 끝내고 우리가 만약 빈손으로 돌아갔다면 거리 응원의 열정은 한때의 일탈(逸脫)이자 추억에 불과했을 것이다. 우리는 결코 그냥 빈손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우리 귓가에 남아 있 는 '대~한민국'이 말해주듯이 국민들은 세계 정상의 자긍심,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온 국민이 하나 되었다는 일체감으로 일궈진 불씨를 안고 돌아왔다. 어떻게 하면 이 '멋진 한국'의 불씨를 살려 더 높고 큰 축제의 기쁨 을 만들 것인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엘리아스 케네티는 '군중과 권 력'에서 축제를 마치고 돌아오는 군중에게 '진정한 전환'이 있어야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음을 충고했다. 우리는 지금 작게는 수십조 원에서 많게는 수백조 원에 이른다는 국 가브랜드 가치의 상승으로 갑자기 부자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아니다. 더구나 '포스트 월드컵 대책'을 서둘러서 축구 4강이 되었으 니 이 기회를 이용해 수출을 늘려야겠다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도 일 방적인 생각일 뿐만 아니라 월드컵에서 배운 세계성(世界性)을 무색 케 하는 일이다. 월드컵을 통해 최소한 축구에 관한 한 온 국민이 세계 경쟁이 두려울 것이 없는 세계성(globality)을 맛보았다. 세계성은 국내에서 세계로 나가는 기운인 동시에 세계로부터 국내로 들어오는 움직임이기도 하 다. 축구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경제에서도 세계 4강을 하자는 의욕이 넘 치는 것은 '멋진 한국'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케네티의 충고에 따른다면 경제 4강의 다음 축제를 위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과제는 진정한 일등 국가로 전환하기 위해 각자가 무엇을 해 야 할 것인지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省察)과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혁신이다. 문제는 축구는 1년반 만에 기적을 연출할 수 있어도 경제는 기적이 없다는 점이다. 국가경제 규모로 세계 4강이 되자면 현재 우리나라의 3배에 달하는 영국을 추월해야 한다. 이것은 앞으로 15년 동안 영국의 경제규모는 고정되어 있고 반면에 우리 경제는 매년 7%씩 성장해야 역전이 가능 한 일이다. 그러자면 탁월한 지도력과 치밀한 전략, 경제주체들의 협력 그리고 국가 전반에 걸친 혁신이 장기간 지속되어야 한다. 무려 수십 년 간 국가 역량의 집중을 필요로 한다. 또 응원전에서는 우리 모두 한편이지만 경제활동에서는 기업과 기업 간에는 물론 정부와 기업간, 기업과 노조간의 이해관계가 모두 엇갈 린다. 월드컵 4강의 위상에 걸맞은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서 인정받자면 우 리나라는 빈민국 지원과 재해구호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노블리스 오 블리제(noblesse oblige)'를 치러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을 실질적으로 개방해야 하며, 경쟁력을 높여 원화 가치의 상승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경제위기를 극복한 대~한민국은 이제 다시 세계화의 벽 앞에 섰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어느 국가도 이룩하지 못했던 월드컵 4강을 실현 한 대~한민국은 2차 대전 후 어느 개도국도 성공한 적이 없는 선진국 진입에 재도전하고 있다. 이제 세계화를 넘어서 선진국이 되고, 나아가 경제 4강의 대축제를 후손들에게 준비하기 위해 모든 경제주체가 성찰과 혁신의 월드컵 불 씨를 키워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포스트 월드컵 대책이 될 것이다. 김동원 (논설위원ㆍ經博 dwkim@mk.co.kr) 출처 - 매일경제 2002. 7. 4 테마진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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