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10개월 정도 앞둔 가운데, 벌써부터 지역마다 시도교육감 후보자들이 언론을 통해 거론되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 시행 지난 10년 동안 여러 폐해가 드러나고 이를 개선하려는 주장은 여야 정치권과 교원단체, 시민사회계 모두에서 제기되었지만, 다른 정치 이슈들에 밀려 흐지부지되거나 선거공학 차원에서 유불리를 따지다 보니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교육감 직선제 문제점>

막대한 선거비용

○ 교육감 후보의 법정 선거비용 제한액을 시도지사 후보자와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선거비용이 시도지사 선거만큼이나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정당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하여, 막대한 선거비용 조달을 후보자 개인의 역량 문제로 두고 있다.

○ 득표율에 따라 선거비용을 보전받더라도 후보자 개인이 그외 막대한 선거비용을 책임져야 하고, 가짜 영수증 발행 등 선거비용을 부풀려 받으려는 유혹에 흔들리게 된다. 더군다나 군소후보 난립이 심각한 교육감 선거 특성상 선거비용마저도 보전받지 못하는 후보자는 재정 위기감에 당선유력 후보자들과 후보사퇴를 전제로 한 금품수수 등 부당거래에 손을 뻗치게 된다.

1. 주민대표성 문제, 후보자 난립

○ 지방교육자치법에 의해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이나 후보자의 정당표방이 금지되어 있어, 후보 개인의 조직력으로 선거를 이끌어가는 게 매우 어렵다. 특히 지방선거로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교육감 후보들이 선거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다.

○ 정당무공천으로 후보등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후보들이 난립하게 되고, 후보자 수가 많아져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 면면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후보자의 투표용지 게재순위는 순차적으로 바꾸어 표기되는 순환배열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지역 유권자의 깜깜이 투표 및 이로 인한 주민 대표성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2. 선거의 이념정치화, 당선 후 지자체장과의 갈등

○ 후보자 난립과 후보 인지도 제고의 어려움, 후보자 간 교육정책 대결의 상실은 결국 후보자가 특정 이념세력 또는 이익집단과 손을 잡는 것이 교육감 선거에서 더 유리해지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당선된 교육감은 지지세력에 대한 일종의 빚을 지게 되기 때문에 특정 이념·정치 성향의 교육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

○ 교육감과 지자체장은 동시 선거를 통해 같은 기간의 임기를 갖는데, 문제는 교육감과 지자체장의 이념·정치 성향이 엇갈리는 경우 심각한 갈등을 낳게 된다. 교육감직선제 시행 이후 집행기구로서의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력적인 동반자에서 점차 반목과 대립 구도로 점철되고 있다.

<시사점>

○ 그 동안 교육감 선출방식을 개선하려는 국회 논의도 있었는데, 법안들은 주로 임명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거나 러닝메이트제 또는 시도별 선출방식 선택제 내용을 담고 있다.

-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주로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이 통합된 구조에서 교육감 임명제를 채택하고 있는 점, 우리나라 교육감 선출방식의 역사가 임명제-간선제-직선제로 변천된 점, 지방분권과 지방교육자치의 활성화를 요구하는 시대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현재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하면서 이를 보완․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

○ 주민직선제를 바탕으로 하는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 또는 ‘공동등록제’를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측면을 고려한다면 우선, 교육감 후보자와 시도지사 후보가 공동등록하여 동일기호, 공동선거운동이 가능케 하는 ‘공동등록제’를 먼저 시행하고, 이후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로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

- 이로 인해 후보난립, 주민대표성의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하고, 공동선거를 통해 교육감 후보자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막대한 선거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