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3정당, 공약을 통한 정책 대결은 부실
역대 선거 공약 우려낸 ‘재탕’ 사골 공약

- 정당 간 닮은 꼴 ‘유사공약’에 ‘포퓰리즘’·‘이색공약’ 여지없이 등장
- 3정당 합쳐 250조 넘는 수퍼 재원 필요하나 조달방안은 물음표

4.13.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들은 당 차원의 정책공약집을 발표했지만 방대한 내용과 공약의 이행절차, 기한 및 재원조달방안 등은 구체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공약의 실천을 위해 새누리당 56조 원, 더불어민주당 147.9조 원, 국민의당 46조 25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세 당을 합하면 250조가 넘는 재원이 필요하지만 재원조달 방안 및 추진계획을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하고 있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주요 정당(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당 차원에서 제시한 공약을 비교·분석하여 발표한다.

□ 19대 총선, 18대 대선에도 나왔던 공약 ‘재탕·삼탕’ 또 우려내

새누리당의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은 이미 19대 총선에서 제시했으며, 이번 총선에서 3당 모두 같은 공약을 발표했다. 그 외에도 18대 대선 공약에도 나왔던 연도별 ‘어르신 일자리 확대’, ‘영아 종일돌봄 서비스’, ‘고교무상교육단계적 실시’, ‘장애인 교통수단 지원’, ‘기부연금제 도입’ 등은 19대 총선 새누리당 공약과 거의 유사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밭농업직불제 100만원으로 인상 등 직불제 확대’는 제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공약 ‘고정직불금을 현재 ha당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을 통한 농가소득기여’ 공약과 유사하다. 국민의당 ‘국민연금 양육크레딧 도입’은 민주통합당 제19대 공약 ‘국민연금 출산크레딧 확대’ 공약과 유사하다. 18대 대선에도 나왔던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 확대와 사용의 편익성 높여 전통시장 활성화’는 이번에도 등장했다.

□ 다른 듯 닮은 정당 간 ‘유사공약’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정당 간의 차별성이 필요하지만, 20대 공약 중 상당 부분 3당 간 유사한 공약들이 존재한다. ‘경력단절 여성 지원’ 공약, ‘어르신 일자리 확대’. ‘맞춤형 노인복지’, ‘장애인 이동권 개선’, ‘공공임대주택 기능향상’, ‘간병서비스 확대’, ‘미세먼지 정책’, ‘신성장동력산업 발굴정책’, ‘FTA 피해 농가 지원’ 등이 3당 공약집에 비슷한 내용으로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둘 중 하나가 중복적으로 제시한 공약이 있는가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 유사공약도 발견되었다. ‘출산휴가 정책’, ‘민간기업 청년 의무고용 할당’, ‘대기업 이익공유’, ‘노인복지 위한 경로당 지원‘, ’지역공동체활성화‘등이 대표적이다.

□ 선거철이면 등장하는 표(票)를 위한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각 당은 공천파동으로 공약에 대한 충분한 정책적 연구와 유권자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 이에 표(票)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 확대 추진안을 발표했다. 도서 벽지의 교육 소외지역부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하나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국가 재정 상황에 따라”라는 단서로 보아 확실한 추진 여부가 의심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시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약 147.9조원으로 연평균 29.6조 원이 필요하다. 이는 새누리, 국민의당의 약 3배 수준이다. 여기에는 ‘소득하위 70% 어르신에게 기초연금 30만원 차등 없이 지급’, ‘만20세가 된 청년에게 국민연금최저보험료를 정부가 3개월 동안 납부’, ‘고용보험 가입경력 없는 미취업 청년들에게 자기주도적 구직활동 시 6개월 간 60만원 지급’ 등의 거대 예산이 소요되어야 하는 공약이 포함되어 있다. 국민의당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및 누리과정 국가예산’에 12.5조, ‘기초연금’ 4조2500억, 노인일자리 창출에 4조, 농업지원에 5조가 소요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재원조달 방안은 “재원부담을 최소화하고 제도개선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공약에 역점을 두었음”이라고 하는 등 다소 모호하다.

□ 눈에 띄는, 그러나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이색공약’

취지는 좋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현 정부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어 논란의 소지가 있는 공약, 소수 특정계층이나 특정지역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사회갈등을 유발시킬 가능성을 내포한 공약들이 있다.

새누리당은 반시장적인 대기업 소유지배의 투명성 확보공약이 있는가하면,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정치실현이라는 정치개혁 공약은 선언적 공약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충청권 표심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국회의 세종시 이전, 북한의 무력시위와 위협 수위가 높은 이 때 국정원을 폐지하자는 공약 또한 반안보적이며, 선거연령을 18세로 하향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반려동물 전용 놀이공간을 지자체별로 만들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과연 유권자 중 몇 명이 혜택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역민방위대를 폐지하자는 국민의당의 공약은 아보 뿐 아니라 천재지변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교육차원에서도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