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거품 시비 분명히 가려야

아파트 분양가가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건설교통부 와 시민단체의 최근 발표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98년 2월 자율화조치 이래 급격히 상승한 분양가는 지난 2, 3년 간 주택과 물가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분양가 거품 시비는 그냥 지나칠 사안이 아니라고 판 단된다.

건교부는 한국토지공사의 택지 판매가 자료 등을 근거로 공급원가를 산정한 결과 용인ㆍ죽전아파트의 경우 건설업체들이 평당 195만원에 서 235만원의 차액을 남겼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소시모)이 서울시에서 자 료 협조를 받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 5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경 우 분양가는 평당 최소 150만원, 최고 700만원 정도 산정 원가를 초 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비용이 원가 기준보다 4배나 부풀려진 경우도 있고, 재건축시장 도 건축비가 원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같은 정부와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건설업계는 원가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예로 금융비용이나 고급 마감재 사 용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시모는 서울시의 공시지가와 표준건축비를 산출 근거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원가산정 방식에 물론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나 소시모의 산정원가와 실제 분양가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번 논 란은 단순히 산정방식 문제로만 돌릴 수 없다고 여겨진다.

분양가 상승은 주변 아파트 시세를 올리고 이는 다시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최근에 분양가를 다시 규제해야 한 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고 분양가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경제원리에 상충하는 분양가 규제 재도입이나 건설업체에 대한 회계감독 강화, 세무조사 등과 같은 정부의 불필요한 간섭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도 건설업계의 설득력 있는 답변이 요구된다.

정부도 실효성 있는 주택안정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분양가 거품이 어느 정도인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분양가 상승이 근본적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공급정책 부재에서 빚어진 것인지, 아니면 과다한 거품을 쉽게 허용하는 제도상 문제 때 문인지를 밝혀내기 위해서도 이 같은 검토는 필요하다.

출처 - 매일경제 2002. 5. 25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