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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체계 개편, '광역화'가 해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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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6 |
| 지방행정체계 개편, '광역화'가 해법 드디어 여야 정치권에서 지방행정체계 개편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행정구역 재편은 지방분권을 이루기 위한 첫 단추이다. 지방행정체계 개편은 지방분권을 담기 위한 그릇을 만드는 작업으로, 행정구역 재편 없이는 지방분권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그동안 수도 이전이나 공공기관 이전 논란 과정에서 균형발전을 위한 대안으로 지방행정체계 개혁을 통한 지방분권과 지방경쟁력 제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것이다. 지방행정체계 개편의 필요성은 간단히 말해 ‘단순화’와 ‘광역화’의 양대 논리에 기초한다. 즉, 지방행정체계를 단순화함으로써 지방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광역화함으로써 지방의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정치권의 논의에는 단순화 논리만 있을 뿐, 광역화 논리는 찾아볼 수 없다. 광역자치단체(광역시·도)와 기초자치단체(시·군·구)의 중층(重層) 구조로 이원화되어 있는 지방행정체계를 일원화함으로써 지방행정의 비효율성을 제거하자는 데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방행정체계의 수직적 통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평적 통합을 통한 광역화이다. 광역화의 논리 없이 단순화의 논리에만 치중하다 보니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를 60~70개로 잘게 나누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중앙정부 밑에 60~70개의 지방정부가 매달려 있는 상황은 오히려 지금보다 지방의 중앙정부에 대한 예속을 더욱 강화할 뿐이다. 이는 자칫 지방분권 자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를테면 전국에 60~70개 자치경찰을 만드는 일은 누구도 쉽게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논리라면 통일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수는 두 배인 120~140개 정도로 늘어날 것이므로 중앙정부에 비해 지방정부의 힘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교통과 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됐기 때문에 지방행정체계를 단순화할 필요성이 있다면, 마찬가지 이유로 전국의 행정구역을 몇 개의 대도시권 중심의 광역 지역경제생활권 단위로 통합, 광역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광역시·도 간 경계마저 넘나들며 수많은 사람들이 출퇴근하고 있는 마당에 사실상 지역경제공동체의 한 배를 탄 지방자치단체들끼리 도토리 키 재기식 경쟁을 할 이유가 없다. 기업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합병을 서슴지 않듯, 지방정부도 서로 덩치를 합쳐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만 지방분권을 통해 진정한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수 있고, 비수도권도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다. 필자의 계산으로 광역과 기초자치단체를 통합한 새로운 지방자치단체는 많아야 20~30개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통합하여 광주권·목포권·광양권으로 재편될 수 있다. 이보다 큰 규모로는 광주·부산·울산·전라남도·경상남도의 5개 광역시·도를 통합하여 영산강권·섬진강권·낙동강권으로 재조정할 수도 있다. 또한 세계화·개방화 시대에 각 지방이 중국·일본·극동러시아 등 동북아 주변 지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서해안·남해안·동해안의 해안 거점과 내륙의 배후도시를 묶어 대전이 평택·아산과 군산·장항, 광주가 목포, 대구가 포항 등과 손을 잡을 수 있도록 행정구역을 재편할 수도 있다. 결국 지방행정체계의 개편은 경제지도와 행정지도를 일치시키는 국토 전략의 큰 밑그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수도 이전이나 공공기관 이전, 지방분권 모두 이와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재조정돼야 할 것이다. 최막중 (서울대 교수 ·도시계획학) 출처 - 조선일보 2005. 4. 26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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