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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요소 너무 많은 개정 신문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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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4 |
| 위헌요소 너무 많은 개정 신문법 그 동안 큰 쟁점이 돼 왔던 신문법이, 의사봉을 친 게 무효라는 주장이 나올정도로 새해 벽두에 급하게 통과됐다. 앞으로는 발행 부수를 기준으로 3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한 단일 신문사나, 60% 이상을 점유한 3개 신문사는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심지어 당해 신문사의 대표는 최고 3년 이하의 징역뿐만 아니라 벌금도 물게 됐다. 더욱이 신문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기사가 공적책임 규정 때문에 획일화될 가능성 또한 짙어졌다. 실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현 국회의 어처구니없는 헌법 위배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각계 각층에서는 ‘위헌’ ‘5공으로의 회귀’ ‘반민주적’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원래 법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호하고자 하는지가 분명하고, 보호 필요성이 존재할 때 비로소 정당성을 갖게 된다. 즉, 구체적 보호법익이 없는 법률은 위헌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개정 신문법은 누구를 왜 보호하려는지가 불분명하다. 물론 이 법은 여론을 주도하는 소수의 신문이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막는 데 근본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법은 설령 특정 신문이 시장을 100% 지배한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기사를 무료로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즉, 특정 신문사의 발행부수란 단지 영업실적을 나타내는 숫자에 불과할 뿐 국민의 다양한 정보취득권과는 그 관련성이 매우 약하다. 따라서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이라고 추정하여, 반증이 없는 한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가하도록 한 개정 신문법은 분명 비례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법률이다. 특히, 개정 신문법과 언론피해구제법은 제5공화국 시절 독소조항으로 불리던 사회적 책임 조항을 부활시킴으로써 획일화된 언론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1987년 6월의 민주항쟁 이전으로 회귀하는 반민주적 언론 규제이며, 더 나아가서는 언론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독소조항이다. 또한, 이번 신문법은 신문발전위원회를 통해 특정 신문사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했다. 이는 정경유착의 근원이 됐던 관치경제를 신문시장에도 도입한 시장질서 왜곡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이란 공정한 경쟁이 보장될 때 발전할 수 있으며, 신문시장도 예외일 수는 없다. 더 나아가서는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 원칙이 신문시장에서 실현될 때 비로소 국민은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개정 신문법은 이러한 국민의 다양한 정보취득권과 신문사의 평등권을 침해함으로써 우리의 언론시장을 왜곡시키는 위헌적 요소를 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신문법 개정과 동시에 제정된 언론피해구제법은 독일에서만 존재하는 단체소송제도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여 피해자가 아닌 시민단체 등 제3자도 언론중재위에 시정을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언론 피해의 대부분은 명예훼손 건으로서,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금전적인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언론피해구제법은 시민단체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피해자의 재산권이 침해되는 것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누구를 위한 입법인지 알 수 없게 한 규정이다. 이번 신문법 개정 및 언론피해구제법 제정은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분명 본질을 벗어난 무리한 입법이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신문법의 위헌성에 대한 논의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시 국정의 혼란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만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신문법의 재개정을 신속히 논의해야 할 것이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법학, 기업소송연구회 회장) 출처 - 문화일보 2005. 1. 4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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