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 기획조사자료
 |
사학에 대한 몇가지 오해 |
|---|---|
 |
2004-11-17 |
| 사학에 대한 몇가지 오해 '사학=사유재산' 전제 잘못 열린 교육터로 거듭나야 열린우리당이 4대 개혁 입법의 하나로서 사립학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립학교 이사의 3분의1 이상을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위원회가 추천하는 개방이사제를 도입하고, 학교운영위원회를 심의기구로 격상하여 사립학교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국의 사학법인들이 학교를 폐교하고, 헌법소원을 제출하겠다며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개정안이 사학의 자율성과 사유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우선 사학의 자율성을 사학법인의 자율성으로 부당하게 축소하고 있다. 사립학교라는 교육공동체는 사학법인의 경영자 뿐만이 아니라 교원, 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인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헌법 제31조 제4항이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도 사학경영자의 자율성과 관련된 것이 결코 아니며, 오히려 국가기관과 사학경영자에 대한 교원과 교과내용의 자율성을 주로 의미한다. 그렇다면 개방이사제의 도입이나 학교운영위의 심의기구화는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뿐만 아니라 자율성도 제고시키는 개혁방안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이번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잘못된 논의는 사유재산권에 관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재산을 투자하여 사립학교를 세운 설립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우선 이와 관련된 법률용어부터 분명히 하자면 사립학교법상 설립자는 재산을 출연한 자연인이 아니라 학교를 설립한 공익법인이라는 것이다. 즉 어떤 사람(재산출연자)이 재산을 학교법인에 출연하면, 학교법인(설립자)이 학교를 설립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재산은 완전히 재산출연자의 손을 떠나 학교법인의 소유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재산출연자는 자신이 출연한 학교법인의 재산에 대하여 어떠한 연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이다. 사학법인연합이 제정한 사학윤리강령에도 “사학을 위하여 제공된 재산은 국가 사회에 바쳐진 공공 재산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사유물같이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립자의 사유재산권 침해 운운하는 것이 일반 국민들에게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은 우리 사회의 사학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에도 일정부분 기인한다. 서구사회에서는 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여 그 어느 누구도 사립학교를 개인의 소유물로 여기지 않는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구한말이나 일제강점기에는 사학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여 많은 국민들이 민족사학을 세우는데 자신들의 재산을 기부하는 것을 당연히 여겼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천민 자본주의가 풍미하면서 사립학교를 개인소유물로 착각하게 되고, 심지어는 사립학교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이제 사립학교가 달라져야 한다. 교사들은 교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들은 학생회에서 자신들이 배우고 싶은 것과 학교당국에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부모들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자녀들의 교육을 학교와 함께 상의하고, 사학운영자는 이들의 의견을 듣고, 학교의 어려운 문제를 같이 고민하면서 해결을 모색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정말 사립학교는 열린 교육공동체로서, 살아 숨쉬는 배움의 터전으로 될 것이다. 박병섭 (상지대 법학과 교수) 출처 - 한국일보 2004. 11. 17 시론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