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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이후 美 전략과 한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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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2 |
| 大選이후 美 전략과 한반도 이번 미국대선은 앞으로 4년간 미국의 대외정책이 도덕적 우월성과 힘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패권과 국익 추구를 중시하는 신보수주의(네오콘) 이념과 정책을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국제사회 현실과 다자주의를 존중하는 현실노선을 택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초당적 특성을 지니지만, 행정부 교체에 따라 어느 정도의 정책이나 스타일의 변화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어느 쪽이 되든, 국익 차원에서 미국의 우월한 지위와 막강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부시 재집권의 경우 체니 부통령과 리비 비서실장 등 그의 참모들이 그대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며,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유임도 거론된다. 부시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해도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정책에 대한 검토와 시행착오의 시정·보완이 불가피할 것이다. 네오콘들의 입김이 강하게 서린 부시 행정부의 경직된 대외정책과 오만한 일방주의 성향은 그동안 유럽 등 외부의 끊임없는 비판과 증오의 대상이 돼왔다. 아무리 초강대국 미국이라도, 동맹국 등 외부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라크와 아프간 사태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좋은 예가 된다. 우방과 유엔 같은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다짐하고 다자주의 중시를 강조해온 케리 후보가 당선돼도 테러와의 전쟁 지속이나 대량파괴무기 확산 방지와 같은 정책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인사들이 케리 선거진영에 합세했고, 바이든 상원의원이나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대사 등이 국무장관 물망에 오르고 진보적인 공화당의 매케인 의원이 국방장관 후보로 언급되고 있음을 볼 때, 민주당 행정부 출현 시 어느 정도 현 외교정책의 정책 조정 및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합리적이고 신중하며 종교적 색채가 적은 케리 후보가 당선된다면, 분명히 외부 세력과의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새로 출범할 미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시급한 북핵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강경하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많은 시간을 잃었을 뿐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나치게 낙관했던 이라크에서 단단히 발목이 잡힌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 추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핵 개발 필요성과 동시에 야심이 강한 북한은 미국의 딜레마를 십분 이용하여 핵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강력하고 효과적인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케리 후보가 당선되어도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는 근본적 변화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케리 후보도 북핵 문제 해결의 중요성과 시급함을 숙지하고 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과 더불어 북미 양자협상에 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만일 북한이 계속 협상을 통한 해결에 호응하지 않거나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해결을 계속 지연시킨다면 케리 또한 유엔 안보리 회부나 대북 제재 등의 강경책으로 선회할 것이다. 케리가 당선될 경우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페리 보고서에 나타난 방안과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을 감안한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케리는 새로 출범하는 입장이고 북한이 부시 행정부보다 민주당 정권을 선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경제난에 처한 북한과의 협상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이후 한국은 대미 정책을 재정비하고 미국과의 정책조율을 강화할 기회를 맞게 된다. 물론 북한이 민족공조를 내세우며 남북관계 우선을 강조하겠지만,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는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한 거시적 차원에서 냉철하게 결정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전인영 (서울대 교수·국제정치학) 출처 - 세계일보 2004. 11. 2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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