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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체질개선 미룰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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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1 |
| 공기업 체질개선 미룰수 없다 이번 국회 국감에서 우리 공기업들의 경영 불투명성과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총수들의 경영권을 제한하면서까지도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려고 하는 현 정부의 정책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의아하고, 한편으로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가 발벗고 나서 민간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당시,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많은 가장이 일자리를 잃었고, 이들 가운데 많은 수는 신용불량자가 되어 사회적 비용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유독 공기업만은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유유히 살아남아 이윤 창출은 고사하고 국민의 혈세로 손실을 보전해 가면서까지 임직원들에게 고액 연봉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 모두에게 정신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99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운동은 전세계 모든 국가의 경제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키는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선진국은 공기업을 우선적으로 개선한 후 민간기업을 그 대상으로 삼았지만, 우리 정부는 민간기업만을 그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현재 우리 공기업들의 모럴헤저드는 이미 예견된 사실이었는지도 모른다. IMF 금융위기 이후에 우리나라 민간기업들의 지배구조는 급진적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근접하고 있다. 나름대로 국가를 대표하는 경제 주체로서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기업은 진입 규제라는 온실 안에서 고비용·저효율의 구조로 운영돼 오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가스공사의 부채 비율이 260%로서 동종 업종 평균치인 112%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국감 자료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심지어는 한전의 경우 1년 사이에 임원수를 5배로 늘리고 인건비를 62%나 인상하는 등 무경쟁 체제 아래에서 비용이나 원가 개념마저 희박한 경영을 하는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158조원의 공적자금을 관리한 자산관리공사도 정규직 평균 연봉을 IMF 기간중 91%나 인상시키고, 공적자금으로 전입해야 할 191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심각한 모럴헤저드 현상마저 보인 바 있다. 공기업들의 부조리를 감독해야 할 감사원조차도 4급이상 퇴직 간부 34명 중 14명이 공기업의 임원으로 낙하산 인사가 이뤄진 바 있다. 그리고 개혁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무현정부 시절에만도 91명의 퇴직 공무원이 공기업 등에 재취업한 바 있다. 이러한 현실은 개혁을 주창하고 민간기업들의 경영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 경제의 현안은 그 무엇보다도 공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으로는 첫째, 공기업으로 존속할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공기업은 민영화해야 한다. 이미 뉴질랜드나 유럽 각국이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했듯이 기업성이 강한 공기업들을 조속히 민영화하여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공익성이 강한 공기업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내부의 비효율 요인을 제거하여 경영 효율화를 추진해야 한다. 셋째, 공익성이 강한 공기업이라 할지라도 기업성이 강한 사업부문은 분할 매각하거나 민간기업에 위탁하여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넷째, 임직원들의 자율 및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내부 경쟁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다섯째, 공기업이나 산하 기관의 임직원 선발시 비공개 형태로 대통령이나 장관이 임명하거나 추천하는 현행 방식을 개선하여 공개 채용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감독 기관과 피감독 기관 간의 낙하산 인사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 기업소송연구회 회장_ 출처 - 문화일보 2004. 10. 9 포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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