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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아닌 활성화 정책을
200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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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아닌 활성화 정책을 지금까지 우리 경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던 정부·여당이 드디어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야당인 하나라당이 재정지출 확대보다는 감세정책을 들고 나와 경기부양책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분배지향적인 진보정당은 경기부양을 위해 시혜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선호하고 효율을 중시하는 보수정당은 경제주체들의 자발적 의사 결정에 의존하는 감세정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한국 경제의 침체는 재정지출 확대나 감세정책과 같은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에 여당과 야당 모두 잘못된 처방을 하고 있다. 먼저 여당의 주장은 정부가 적자재정을 감수하고라도 지출을 늘려 SOC투자, 중소기업 지원, 서민빈곤층 지원 등에 돈을 풀면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 경기가 살아나리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재정확대 정책은 기업이나 소비자들의 반응을 기다려야 하는 감세정책에 비해 경기 부양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장접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의 문제점은 재정확대가 반짝경기 효과는 있겠지만 정부지원이 끊기는 순간 곧 경기가 식어버린다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확대 및 소비 증가과 같은 근본적인 경기 회복이 수반되지 않는 한 이 정책은 재정적자 심화와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만 남기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야당의 주장은 기업의 세금 인하와 근로자의 소득세 인하는 가처분소득의 증가를 통해 투자와 소비를 증대시켜 경기가 회복되리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국민들이 소비를 안하는 이유가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있기 때문에, 세금 조금 깎아준다고 해서 투자나 소비가 늘어나진 않을 것이다. 실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참여정부는 지속적으로 재정확대와 감세정책을 써왔지만 재정적자만 심화됐을 뿐 경기회복 효과는 거의 없었다. 작년에만 해도 두 차례 추경을 편성했고 올해도 이미 한 차례 추경을 편성하고 하반기 예산을 상반기에 미리 당겨쓰는 등의 재정확대 정책과 고용증대특별세액공제, 근로소득공제 확대, 법인세율과 특별소비세율 인하, 임시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의 감세정책이 그 예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 경제의 회복을 위해선 단기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근본적인 경제활성화 정책의 출발은 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에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인정하지만 현재 나라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반기업 정서와 반시장 정서가 판을 치고 걸핏하면 파업을 하는 불안한 노사관계 하에서 투자를 하려는 기업이 있겠는가. 심지어는 대기업이 투자를 꺼리는 데 대해 정권의 핵심지지자들 사이에서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자본 스트라이크'란 좌파적 용어가 대두되는 살벌한 상황이다. 수익이 보장되는 한 전쟁보다 더 어려운 여건도 무릅쓰고 투자를 하는 기업의 생리를 모르는 자들의 선동적 용어이다. 단기적으로 경제를 희생하더라도 수도이전, 균형발전과 같은 나눠먹기식 정책을 통해 분배를 개선하고 언론개혁, 과거사 들추기와 같은 국론분열적 정책을 통해 보수·기득권층의 힘을 빼는 것이 국정운영의 우선 목표인 한 우리 경제는 상당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이다. 국부창출은 못하면서 수도이전, 미군기지 이전, 자주국방과 같이 불요불급하게 천문학적인 국부를 써야하는 일거리들만 만들어내는 한 우리 경제의 회복은 어려울 것이다. 더 늦기 전에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꿔 경제활성화,국가경쟁력 강화, 국부창출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단기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 일관성있게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국력을 소진하고 성장잠재력을 해치는 방향과 결연한 표정으로 잘못된 개혁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나 답답한 일이다. 羅城麟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출처 - 한국경제 2004. 8. 12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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