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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주식투자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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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02 |
| 연기금 주식투자 안 된다 얄팍하고 위험한 발상 다른 투자대상 개발해야 기금관리기본법의 개정으로 인한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을 국민들은 매우 불안하게 보고 있다. 국민연금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이미 주식에 투자하고 있어서 기금관리기본법의 개정과 무관하다고 하나, 주식시장을 살려야 하는 정부가 과도한 주식투자를 직·간접으로 요구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정부가 생각하는 ‘연·기금’에서 국민연금의 규모는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생명보험회사의 장기자금은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5%에도 못 미친다. 흔히 연·기금의 주식투자로 흔히 예를 드는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은 정부가 간여할 수 없는 주정부 공무원들의 독자적 기업연금이다. 따라서 국민연금 기금의 벤치마크가 될 수 없다. 우리와 같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거대 기금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국민연금을 벤치마크하는 것이 더 낫다. 미국은 약 1조달러의 국민연금 기금을 유지하고 있으나 고갈 시점이 2042년으로 우리보다 4~5년 정도밖에 이르지 않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자하자고 했다가 정·재계의 강한 반대로 슬그머니 포기한 적이 있다. 최근 영국의 민간연금은 과거 3년 동안의 주식시장 침체로 1조5000억달러에 이르던 연금자산의 3분의 1을 잃었다. 그래서 별도의 연금기금보장기구를 새로 만들 예정이다. 이러한 국내·외 사례에서뿐 아니라 특히 연·기금을 포함한 국민연금 기금이 주식 투자를 자제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식가격은 기업의 수익과 경쟁력에 비례하는 것이지, 주식 수요만 늘인다고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주식시장 침체는 기업의 경쟁력과 투자가 없어서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공적연금과 같은 거대자본의 주식시장 참여는 정부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다. 수익률의 극대화를 위하여 정부가 정책 정보를 연금 기금에 은밀히 제공하고 이를 거래에 이용하는 불공정행위를 제어할 수 없다. 또한 정부가 주식거래를 통하여 특정기업에 대한 손보기를 할 수도 있다. 이는 시장의 감독자가 경기를 하는 것과 같다. 결국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이탈할 것이다. 셋째, 설령 주식투자를 통하여 수익률을 극대화해도 국민연금의 적자 전환은 2~3년 정도 늦춰질 뿐이다. 반면, 주식시장이 갖는 위험은 힘들여 조성한 국민의 고령화 자금을 순식간에 고갈시킬 수 있다. 기금운용의 실패에 따른 공백은 연금보험료 외에 별도의 무거운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자본시장의 세계화와 정보화로 수많은 투자 대상과 기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장기적인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다면 주식투자보다는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주식과 채권이라는 단순 투자 개념으로는 2030년대에 현재 가격으로 800조원이 될 기금을 결코 지켜낼 수 없다.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는 민간부문의 연금기금이 주식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퇴직연금의 조기 도입이 우선되어야 한다. 민간연금 기금은 그 운용주체가 다원적이고 서로 경쟁적이다. 따라서 이들의 움직임은 자본시장을 효율화한다. 그리고 경제성장을 이끈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주식시장의 부양을 원한다면 기업의 투자의욕을 원위치에 돌리고, 퇴직연금의 주식투자에 대해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출처 - 조선일보 2004. 6. 2 시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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