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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규제 풀어 청년실업 풀자
	2004-04-28
기업규제 풀어 청년실업 풀자 세계가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한국 경제도 5% 이상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국민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특히,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볼 수가 있다. 그나마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행이지만 사회 초년병인 대졸 청년들에게 우리 채용 현실은 난감하기만 하다. 최근 한 대기업에서 대졸 신입사원 10명을 모집했는데 5000명이 지원했다는 것은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주는 한 예에 불과하다. 대졸자들과 그들의 가족 입장에서 보면 대입을 위한 시간과 노력과 돈에 대한 투자를 전혀 보상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실업 해소를 올해 주요 정책목표로 잡고 부처마다 경쟁적으로 일자리를 수만 개씩 창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내용들을 보면 장기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정책이기보다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몇 년 전, 일본에서도 정부가 고용을 늘리기 위해 사람을 동원하여 산에 잡목을 제거하고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도로를 포장했는데 이 정책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과거에 고용 창출을 위해 수천 권의 고서를 스캐닝하여 디지털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지방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시작한 여러 가지 건설 프로젝트는 지금 상당수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또한, 공무원 및 공기업 증원 계획도 인위적인 일자리 창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책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게 되며 그 장기적 효과는 미지수다. 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직접적이고 인위적인 일자리 창출은 지난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작은 정부’를 위한 노력을 일거에 무력화시켜 정책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두어서 간접적으로 고용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 일자리는 결국 시장에서 창출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물론 경쟁의 룰을 바로잡고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단속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러 규제가 생겨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규제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모든 경제 정책은 경제 환경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영돼야지 어떠한 ‘정답’이 있어서 그것을 관철시켜야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여 기업들이 투자를 통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제가 좋아지고 실업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규제를 강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대선 비자금 수사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최근에는 검찰이 그룹 총수들까지 수사한다고 했는데 검찰 수사를 받는 동안 해당 기업은 중대한 투자 결정이 연기될 것이고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막대한 국부(國富)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잘잘못은 철저히 가려야겠지만 수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수사를 강하게 할수록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겠지만 이러한 포퓰리즘은 투자 위축 및 실업 문제를 악화시켜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다.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이 먼저 변해야 한다. 사회는 빨리 변하고 있지만 대학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대학은 학문적인 수월성을 쌓아 나가는 연구 및 교육 기관이기 때문에 시대의 필요에 급급하여 변신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대학이 급변하는 경제 환경을 고려한 교육 및 연구를 하지 않았을 때 피해자는 졸업생이다. 즉,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려 내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산학협동 프로그램, 기업 인턴십의 학점화, 복수전공 제도의 활성화, 외국어 교육의 강화 등으로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여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도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보다는 간접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으로 하여금 한국 경제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며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각 부처가 독립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부처간 적극적인 조정을 통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할 것이다. 주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출처 - 문화일보 2004. 4. 28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