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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연구인력 동남아서 수혈
홍유신 교수(기획처장)를 필두로 한 교수 홍보단을 구성, 지난해부터 베 트남, 중국, 인도를 돌며 인력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유치성과가 나타나 올해 3월부터 베트남에서 대학원생 5명과 박사후 과 정 1명 등 6명의 연구원이 포항공대에 들어와 현지적응에 들어갔다.
다 른 교수가 개별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인력을 합하면 동남아 연구인력은 50~60명 정도가 된다는 것이 포항공대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홍유신 교수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이 공계 대학이 경쟁체제에 들어가면서 연구인력 유치가 쉽지 않게 됐다"며 "자질이 우수하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동남아 인력을 끌어 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공대는 다음주 중국, 오는 5월에는 베트남을 대상으로 인력 유치 교 수단을 파견할 방침이다.
광주과학기술원은 기존 박사과정에 들어와 있는 연구인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비유학생으로 박사과정을 마친 동남아 유학생들을 고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대신 1~2년 정도 박사후 과정을 더 밟도록 유도한다는 것 이다.
광주과기원 민웅식 사무처장은 "당장 특별한 유치 계획은 없지만 현재 1 5명 정도로 추산되는 동남아 연구인력이 더 머물 수 있도록 해 연구원으 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경우 위촉연구원 또는 연수연구원 형식으로 들 어와 있는 동남아 인력이 총 31명이다.
주로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태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들어온 이들은 특별한 유치계획 없이 교수들의 개인적인 필요성에 의해 뽑아쓰면서 이렇게 숫자가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 KAIST측 관계자의 설명 이다.
■ 이공계 교수.조교난 진주 경상대학교의 경우 그렇지 않아도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교수채용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나마 이공계 교수를 원하는 인력도 수도권에 뺏기고 있기 때문. 박준일 경상대 공대학장은 "예년의 경우 교수채용 경쟁률이 평균 5대 1 인 정도였는데 올해는 3대 1로 크게 줄고 이들 중에도 전공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원생도 대부분 교수로 진출하기 보다는 강단의 꿈을 접고 취업으로 돌아서다보니 연구원은 물론 조교마저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마산에 있는 경남대도 마찬가지다.
김원일 경남대공대학장은 "대부분 석 .박사인 대학원생이 수학 같은 어려운 과목을 피하는가 하면 이공계 출 신이 비전이 없다고 보고 중도에 바로 취업의 길로 들어서는 사례가 나 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석.박사 과정을 밟는 도중에 어학연수를 위해 외국으로 가는 경우도 많아 그나마 대학에서 존재하는 이공계 인력을 놓치는 사례도 흔 하다.
강 학장은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이공계 기피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 인기있는 IT분야에는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어 실리를 추구 하는 세태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대학의 경우 최근 입학식에서 이공계 학과의 미달사태와 관련해 내년에도 이러한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걱정이 태산이다.
또 대학에 들어와서도 전과하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도시계획조경학부,지구환경공학부,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건축학부,기계 산업시스템공학부 등 5개 학부에서 미달사태를 겪은 동아대는 결국 추가 모집에도 불구하고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동아대는 또 2학년 때 이공계에서 문과로 전과하는 경우가 줄을 잇고 있 어 학교측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대책은 없나 우선 비교적 연구인력의 공급이 원할한 이공계 대학에서 동남아 등지에 서 연구인력을 수입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청소년 이공계 기피현상의 여파로 국내에서 필요한 연구인력을 더 이상 충분히 공급하 지 못하게 됐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타개해야 겠지만 많이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동남아 등의 우수인력을 연구원으로 활용하 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는 정책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IST 장재중 실장은 "현지 적응을 끝낸 학생들은 이미 프로젝트에 참여, 밤을 새워가며 현장 경험을 쌓고 있어 고국으로 되돌아가면 친한 인사가 될 것"이라면서도 "한편 연구실의 부족 인력을 잘 메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왕 외국서 연구인력을 데려와야 한다면 국책연구소에서도 학 위를 주는 등 우수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장 욱 기자 jangw@mk.co.kr / 강종효 기자 jkkang95@mk.co.kr
출처 - 매일경제 2002.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