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의 제한과 수용유사침해

잘살아보겠다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예로부터 재산으로 인한 다툼은 끝이 없었다. 근대에 오면서 시민계급에 재산권을 인정하면서 사유재산제도가 시작됐다. 그렇지만 재산이 인간의 권리로 보장되기 시작한 때에도 공공필요에 따라 재산권의 제한은 가능했다. 이런 역사 속에서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재산권은 다른 기본권과 달리 재산권을 규정한 조항에서도 제한하면서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유보원칙에 의해서도 제한이 가능하다.

헌법 제23조 제3항을 보면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라고 해,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공용수용의 경우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를 손실보상에 관한 헌법적 근거라 할 수 있다. 재산권에 대한 공용수용은 재산권의 제한으로 제한과 보상을 같은 법률에 규정해야 하는 것을 결부조항이라고 한다.

현행 헌법 제23조는 제1항에서 재산권의 내용에 대한 법정주의로 제한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제2항에서는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적합성을 요구하면서 제한하고 있으며, 제3항에서는 공공필요에 따른 공용수용을 정당한 보상과 함께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상의 재산권 규정은 다양한 방법으로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재산권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마련된 규제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

재산권의 제한에서 보면 헌법 제23조 제3항의 수용·사용·제한 중에서 공공필요에 따른 수용은 공용수용으로 재산권자가 변동되는 재산권의 제한이다. 예를 들어 토지재산권자가 국가의 개발사업으로 인해 토지를 수용당하는 경우 이에 해당하는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토지소유권을 공공사업을 위해 이전함으로써 재산권을 합법적으로 상실하기 때문에 재산권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재산권의 제한과 관련해 공공필요나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을 받는 경우 이를 특별희생으로 볼 수 있다. 헌법 제23조 제2항에서 재산권을 행사하려면 공공복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재산권자의 특별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즉 재산권자가 비록 자신의 재산권이라고 해도 그 행사에서는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으면 행사를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헌법은 재산권자에게 자유롭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재산권과 관련한 사회적 제약은 재산권의 제한인데, 공공복리를 위해 재산권의 행사를 제한한다고 해도, 재산권자에 대해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한다면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공공필요로 인해 토지재산권자의 토지를 수용하는 경우, 이런 특별한 희생에 대해서는 그 희생에 맞는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재산권과 관련해 공용수용이 보상과 결부돼야 하는 것은 재산권자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시개발과 함께 사회공공시설의 구축이 필요한 경우 공용수용은 보상받지만, 개발지역 인근이나 공공시설 공사지역 주변은 건설로 인한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고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경우 공용수용과 유사한 결과가 초래되지만 보상을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공사로 인해 인근 지역은 불편을 겪게 되고 상가의 경우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게 되고 매매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공공시설의 건설로 인해 수용된 토지재산권자는 보상을 받지만, 주변의 재산권자는 수용과 같은 상황에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을 수용유사침해라고 한다. 이 수용유사침해 이론에 대해 현재 판례는 인정하고 있지 않아서 보상을 받지 못한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출처- 천지일보 2022. 2.24[칼럼]
<원문>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5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