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재정 중독’, 국민은 구조적으로 돈 구경 못해

문재인 정부는 씀씀이가 대단하다. ‘재정중독’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돈을 많이 쓴다고, 정부의 신뢰가 올라가고 국격이 올라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국민 각자의 행복도 그곳에 있지 않다. 잘못된 길인데 방향감각도 없이 계속 한다. IMF, OECD 기구의 눈에 쌍심지를 켜고, 경고장을 보낸다. ‘OECD 非 기축통화국 중 국가부채비율 가장 빨리 증가’라고 한다.

원론적으로 개인이나 정부가 절제 없이 돈을 쓰면 그들을 칭찬해줄 사람은 없다. 그게 다 국민 허리 휘게 하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게 된다. 3.9 대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통화량(총통화량 3600조)은 전월보다 23조 늘었다고 한다. 더욱이 3.9 대선에 나온 여당 한 후보는 다음 5년간 공약 이행에 필요한 예산이 300조원 이상이라고 하고, 야당 한 후보는 266 조원이라고 한다. 재원 조달 방안은 ‘모르겠다’라고 한다. 국민은 정치인들 때문에 상처를 받고 있다. 정치인은 국민을 불쏘시개로 보고, 국민의 삶은 계속 팍팍해진다.

현재 정부는 돈을 쓰자는 분위기이고, 국회는 더욱 부추기고 있다. 국회가 행정부 견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3.9 대선을 앞두고, 행정부는 1월 추경에 14억이라고 하지만, 국회는 35조원을 증액하라고 한다. 정부와 국회가 견제와 균형이 사라졌다. 헌법은 양자가 서로 견제기능을 강화하게 했다. 헌법 제56조는 “정부는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정부가 국회에 견제를 받는 것이고, 그리고 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 경우 정부가 국회를 견제하는 조항이다. 물론 그 견제기능의 상실은 부정선거를 의심하게 된다. 그 의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갈수록 불어나는 정부, 가계 부채 덩어리이다. 추경도 그렇다. 추경을 10번이나 하는 정부는 없었다. 개발연대에서나 있었을 법한 일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3번, 2020년 4번, 2021년 2회를 하고, 올해는 1월부터 추경을 시도한다. ‘재정중독’이라는 말이 맞다.

작년 세수가 334조 1000억원이라고 하는데 600조원을 지출했다. 세수도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 중소 기업인들은 적자 인생을 살아가고 대기업 위주로 이뤄졌다. 법인세(27.5%), 부가가치세 등이다. 부가가치세는 어린아이 껌값까지 포함한다. 또한 법인세는 대기업 혐오증으로 약탈한 돈이나 다름이 없다. 그 돈은 일자리를 위해 투자를 해야 할 돈이고, 그들이 외국으로 공장으로 옮기면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든다.

정치와 경제는 정치공학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임에 틀림이 없다. 더욱이 올 예산 608조원이면 총수입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돈이다. 올 본예산을 기준으로 볼 때 국가채무는 1064조 4000억원으로 국가채무비율은 50%였다. 박근혜 정부 때 626.9조원(GDP 대비 36%)에서 50%로 된 것이다. 60%면 빚을 내서 빚을 갚는 국가 파산 상태에 이른다. 화폐증가율도 같은 경향을 보인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박근혜 정부 때 2015년 말 메르스를 치른 후 1.1% 화폐 증가율을 보였고, 가장 화폐증가율이 높을 때가 2014년 5월로 1.7%에 불과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로 2021년 10월 3.8%이고, 12월 3.6%이다. 통화팽창이 심했다.

이주열 한은총제는 통화정책에서 물가상승률과 고용증대에 맞춰 통화를 증가시키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한쪽에선 돈줄 죄고 한쪽에선 돈 풀고’하는 갈지자걸음은 하지 않았다. 한은은 돈 푸는 추경하고, 국채 매입하고, 돈 거두는 기준금리를 올린다. 지금 물가·통화 관리는 고사하고, 문재인 청와대 부역자로 자임하고 나섰다.

물가 상승률로 작년 2.5% 수준이지만 지금은 3% 이상으로 예측한다. 한편 밥상물가 상승률은 2020년 1월 대비 2022년 2월 34.8%로 미국의 3배라고 한다. 또한 인구 절벽으로 봐도 앞날이 밝지 못하다.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학교 총장(2022년 1월 26일) OECD 추정에 의하면 2035년 잠재성장률은 1% 이하로 떨어져 OECD 중 최하위를 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계청 자료를 분석하면서 ‘전일제 환산 취업자수 추이에서 “경제허리의 3040세대가 지난 4년간 194만명이 줄었다”라고 했다. 통화팽창이 일자리와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격 인플레이션만 증가한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국가별 GDP 대비 가계부채 규모로 볼 때 한국 104.2%, 홍콩 92%, 영국 89.4%, 미국 79.2%로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렇다면 가계부채가 1806조원으로 왜 많아졌나? 그는 부동산 정책 실패”(부동산 가격 상승)로 봤다.

정부는 ‘재정 중독’을 강화하지만, 국민은 돈 구경 못 하는 실정이다. 이쯤 되면 사회주의 복지국가의 방향을 접고, 좋은 일자리가 복지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유주의, 시장경제 헌법 정신 때 공무원 숫자도 줄어든다. 조선일보 사설(2월 17일)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여야 양당은 복지 확대 공약 이행에 100조원정도 든다고 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제대로 추산해보니 그 3~5배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도리어 ‘공무원의 선거 중립 위반’이라고 공격하며 기재부의 입을 막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기본으로 돌아가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가. 정치공학 사고에서 벗어나 열심히 일한 결과 ‘삼성 자동차용 반도체 파운드리 칩 개발’과 ‘동국제강 클래드 후판 상업화 성공’ 같은 세계 공급망 확장에 도움 되는 기업가 정신을 우대하는 문화가 더욱 값진 것이다.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
출처- 천지일보 2022. 2.20[칼럼]
<원문>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5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