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미디어 자유의 의미

현대사회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미디어매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중언론매체는 신문과 방송에서 방송통신의 융합으로 인한 온라인매체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통적인 대중언론인 신문과 방송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문의 경우도 인터넷 신문이라 하여 포털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활자가 갖고 있는 위력을 보이고 있다.

신문과 방송을 중심으로 하는 매스미디어는 조직적·체계적 취재와 보도 또는 논평을 통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여론을 형성하고 언론의 자유를 발전시킨다. 이렇게 매스미디어가 여론을 형성하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혹자는 국가권력에 비유해 입법·행정·사법에 이은 제4의 권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매스미디어가 여론을 주도하다 보면 국민은 단순한 언론의 객체나 언론소비자로 전락하기 쉽다.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중요한 민주주의국가에서 매스미디어는 정당과 더불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기능을 갖는다.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처럼 매스미디어도 국민의 여론을 형성하고 이를 주도함으로써 정치뿐만 아니라 국정운영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매스미디어가 과두화되면 다원적 정치의사를 저해하고 거대 자본이 개입하면 자본에 의한 여론 지배가 발생하면서 언론의 자유는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

신문과 방송 등 매스미디어가 갖고 있는 위상이나 영향력을 고려하면 매스미디어의 공적 기능과 공정성 확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매스미디어의 편향적이고 잘못된 보도는 광범위한 전파력과 신속성 등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인격권과 충돌하는 문제는 국민의 기본권 충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이 양자는 기본권 영역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가 다른 기본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는 정신적 영역에서 대표적인 기본권이면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본권이기 때문에 국가공동체에서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 당위성이 존재한다. 즉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객관적 가치질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격권은 인간인 개인을 표상하는 핵심적인 기본권이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인격권이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헌법학계나 판례에서는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으로부터 일반적 인격권이 도출된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로부터는 개별적 인격권이 나온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언론의 자유와 인격권의 충돌은 기본권의 핵심적 영역의 충돌이라 할 수 있다. 언론·출판의 자유에서 나오는 매스미디어의 자유는 언론·출판의 자유보다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헌법 제21조 제3항에서 통신·방송 및 신문의 공적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이를 규율하면서 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즉 헌법은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법률로 규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출처- 천지일보 2021. 12.9[칼럼]
<원문>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29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