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권리와 정보의 자유

알 권리는 20세기 중반에 등장한 기본권으로 정보의 접근과 수집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면서 인정된 현대적인 의사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는 자유롭게 의사가 형성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정보가 충분해야 한다.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하고 수집하는 것이 보장돼야 의사형성이 가능하다. 말하고 쓰는 표현의 자유는 보고 듣고 아는 자유가 보장돼야 가능하다.

알 권리는 모든 정보원으로부터 일반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즉 알 권리는 의사형성을 위해 필요한 정보에 접근해 수집할 수 있는 권리이다. 표현의 자유는 의사를 표명해 전달하는 자유이지만, 알 권리는 주로 정보를 받는 자유이기 때문에 읽을 권리, 들을 권리, 볼 권리를 그 내용으로 한다. 알 권리는 정보에 접근해 수집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에서 정보의 자유이기도 하다.

현행 헌법에는 알 권리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헌법에 명시적 규정이 없다고 해도 헌법으로부터 도출되는 기본권이 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알 권리에 대해 헌법 제21조 표현의 자유가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로 구성되며,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은 자유로운 의사의 형성을 전제로 하고 자유로운 의사의 형성은 정보에의 접근이 충분히 보장됨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것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정보에의 접근·수집·처리의 자유로 표현의 자유와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알 권리가 자유권적 성질과 청구권적 성질을 공유하고 있는 기본권으로, 자유권적 성질은 일반적으로 정보에 접근하고 수집·처리함에 있어서 국가권력의 방해를 받지 아니한다는 것을 말하며, 청구권적 성질을 의사형성이나 여론 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수집을 방해하는 방해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정보수집권 또는 정보공개청구권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이외에도 헌법재판소는 현대 사회가 고도의 정보사회로 발전하면서 알 권리는 생활권적 성질까지도 가진다고 했다.

알 권리에 대해 국제적으로는 세계인권선언 제19조에서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알 권리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책임 있는 의사형성을 위한 민주주의의 요청에 따라 헌법 제21조 제1항의 표현의 자유가 헌법적 근거가 된다. 이뿐만 아니라 제1조 제2항의 국민주권원리,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제34조 제1항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도 알 권리의 헌법적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알 권리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전제가 되며, 자기결정 및 인격발현의 전제 조건이 된다. 알 권리는 의사형성을 위해 필요한 일반적인 정보에 접근·수집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알 권리는 정보를 받을 권리와 정보를 구할 권리를 그 내용으로 한다. 알 권리를 구성하는 정보공개청구권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일반적 정보공개청구권과 정보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관련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개별적 정보공개청구권으로 나뉜다.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출처- 천지일보 2021. 11.25[칼럼]
<원문>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25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