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출판의 자유의 민주적 기능

표현의 자유인 언론·출판의 자유는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언어와 문자 등으로 외부에 표명하고 전달하는 자유를 말한다. 언론은 구두에 의한 표현이고 출판이란 문자나 상형에 의한 표현이다. 언론은 연설·토론·담화·방송·영화·연극·음악 등의 방법으로, 출판은 신문·잡지·서적·소설·도화·사진·전단·광고지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의사표현의 매개체는 어떤 형태나 방법이든 가능하며 제한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에서 의사를 형성하고 전파하는 매개체로서 인터넷게시판을 의사표현의 형식에 속한다고 했다. 상업적 광고표현 또는 광고물도 사상·지식·정보 등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하는 것으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상업적 광고라는 이유로 언론·출판의 자유 보호영역에서 제외하는 것은 의사의 내용이나 형태에 따라 의사를 차별하는 것이 돼 위헌이다. 그러나 개인 간 대화나 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언론·출판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

언론·출판의 자유는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을 자유롭게 외부에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개인의 인격을 발현시켜 주는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이 된다. 또한 언론·출판의 자유는 의사표현의 보장과 함께 개인과 개인을 연결시켜주는 의사소통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렇게 언론·출판의 자유는 사람 간의 의사소통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의 소통과 여론의 형성에 기여하고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불가결의 기본적 요소가 된다. 왜냐하면 자유롭게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소통되기 위한 자유로운 공간이 확보돼야 민주주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국가는 국가의 구성원이 국민이 주체가 돼 국가가 운영된다는 점에서 국민주권원리의 실현을 위해서도 언론·출판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1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민주주의를 정치질서로 하는 국민에 의하여 통치되는 공화국으로, 모든 국가권력은 주권자인 전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보장돼야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보장되는 것이다.

헌법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자유로운 언론·출판제도가 보장돼야 한다. 미디어매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표명되는 자유언론제도가 보장돼야 언론·출판의 자유도 최대한 보장될 수 있다. 헌법이 제21조 제3항에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의 보장을 위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언론기관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해서 그 독과점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국가에서 언론은 국민의 의사를 국가에 전달하는 매개체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권력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언론을 제4의 국가권력이라고도 한다. 언론의 감시·통제기능은 국가권력의 견제와 균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수렴해 국가에 전달함으로써 언론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완해 주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렇게 언론·출판의 자유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만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의사소통의 자유를 보장한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출처- 천지일보 2021. 11.11[칼럼]
<원문>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20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