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검열’의 경제학

8.15 광복절 광화문 주변은 ‘불심검문’으로 일제강점기를 연상하게 한다. ‘반일 민족주의’ 계속 떠들어봐야 그들의 사고는 일제 강점기 순사들을 꼭 빼 닮았다. 그 옆을 지나가는 것 자체가 국민들의 머리끝이 치솟게 한다. 그것 뿐 아니라, ‘언론중재법’을 개정해, ‘징벌적 손해배상죄’로 언론인을 손보겠다고 한다. 청와대와 국회는 채널A 이동재 기자의 경우와 같이 없던 ‘검언유착’을 만들어내는 실력이니, 앞으로 탐사보도는 물 건너갔다.

언론인은 ‘자기검열’을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조선시대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청와대가 연일 이념과 코드를 쏟아내고, 자기들은 무슨 짓을 해도 무방하고, 언론인과 국민들에게 가혹한 처벌을 하려고 한다. 물론 기자에게 이런 서슬이 시퍼런 협박을 하는데, 기업인쯤이야…. 기업인들은 ‘자기검열’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조종을 울리게 된다. 기업가는 그 문화에서 창의적 발상을 멈추게 된다.

한국경제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민주노총 구성원의 기술과 단순 노동자가 아니라, 원천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게 된다. 기업가와 노동자는 어느 시대보다 창조, 혁신, 성장 등을 소리 높여야 할 시점에서 평준하향화의 길을 걷고 있다. 필자는 데이비드 사르노프(David Sarnoff, 1891~1971)의 삶에서 그 성공사례를 찾고자한다.

박근혜 정부 때 노동 개혁을 서두르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창업에 필요한 이스라엘의 창조경제 방식으로 ①벤처펀드 조성 ②R&D 투자 ③CEO 열정 등을 소개했다. 전국 17개의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세워 이를 으뜸 실행하도록 했다. 불과 5년 전인데 이 정부에서 그 창조경제센터를 ‘적폐’로 몰거나, 숙청으로 이어졌다. 그 때 130명의 관리는 줄줄이 감옥행을 갔다. ‘자기검열’이 만연된 시대에 돌입했다.

그 실상을 분석하자. 사회를 분석할 때 제도(sets of roles)라는 말을 쓴다. 전문사회를 분석할 때 쓰는 말이다. 조직(organization)은 제도와 유사하지만, 역할과 역할기대를 쓰는 입장에서 제도라는 말이 더욱 설득력이다. 민주공화주의는 조직, 시스템이라는 말보다, 제도라는 용어로 풀이가 적절하다. 그 근거로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가 있다.

생명, 자유, 재산 등 기본권 존중 정신도 제도의 관점에서 고려하면 적합한 용어가 된다. 물론 그 기본권은 노동을 통해서 실현이 된다. 노동은 시장에서 자기 검증을 하게 되고,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자신의 노동력 가치를 올린다.

사회제도의 실천은 노동에 의해 결정이 된다는 것이다. 헌법 32조 ①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 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③항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개인의 역할과 역할기대를 엄격하게 해 노동생산을 올릴 필요가 있게 된다. 같은 이야기를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했다. 〈‘자기검열’의 위험성〉(한국경제신문, 2021.08.16)에서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지속될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창의성이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창의성은 다양성이라는 기반 위에서 자란다. 개인 간 관계이건, 리더의 문제이건 다양성 기반의 창의적 문화로 미래와 싸워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집단지성이라는 말은 이런 문화가 기반이 된 열린 조직에서나 가능하다. 자기 검열이 상시화된 사회에서 창의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필자는 하드와 소프트 면에서 앞서가고, 세계의 전자, 반도체, 통신 등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데이비드 사르노프에서 그 장점을 찾아낸다. 그는 개인의 역할과 역할 기대를 안고 살아간 엔지니어였으며, 기업가이다. 그는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 NBC(National Broadcasting Company)에 64년간 근무하며, 미국 방송 산업을 이끈 장본인이다. 그의 삶은 기술 친화적 도전정신을 갖고 있었다. “사르노프는 1900년 9살 때 미국에 이민을 왔다. 그는 가난을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로 자신의 삶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홍익희 전 홍익대 교수는 조선일보(08.17)에서 ”전보 배달부보다는 전보 기사가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첫 월급으로 전신 기구를 샀다. 독학으로 모스 부호를 익혔고, 월급이 훨씬 많은 ‘아메리칸 마코니’ 무선 전신 회사 사환으로 취직했다. 이후 사르노프는 무선 기술을 인정받아 17세에 무선 기사로 승진을 한 상태에서,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호 사건을 만났다. 이 호화여객선은 영국을 떠난 다음 빙산과 충돌해 좌초했다. 그는 뉴욕 해안 전신소에서 그 배의 SOS 메시지를 언론사에 전했다. 사르노프는 유명 인사 2200중 700명의 생존자를 뉴욕 타임스 등 신문사에 보내면서, 일약 세계에서 으뜸 무선 기사가 됐다.”

미국 사회는 기술혁신에 확실한 보상 체계를 갖고 있었다. 이에 편승한 사르노프는 1915년 ‘라디오 뮤직박스(music box)’로 음악의 즐거움과 필요한 정보를 유통시켰다. 마르코니 무선전신은 1대 1로 정보를 냈지만, 그의 도전정신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들을 수 있게 했다. 그는 1920년 필라델피아 KDKA 라디오 방송국을 성공시키고, 음악회, 스포츠, 뉴스, 교회 설교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용자에게 보냈다. 그의 삶은 혁신의 연속이었다. 그의 도전정신은 NBC의 TV 방송국을 성공적으로 출현시켰다.

한편 라디오와 TV 광고를 통해 자본의 회수 속도를 높였다. 그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64년 동안 계속됐다. 도전정신에는 기술의 요소가 항상 함께 했다. 사변적 논의와는 차원이 달랐다. 자기검열의 익숙한 환경에는 생각할 수 없는 현상이다.

“천재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데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람이다(홍익희 교수).”

문재인 정부 들어 공무원이 122만 1322명으로 11만 3350명(10.2%)이 늘었다. 그들은 ‘자기검열’ 바람잡이가 되고, 노총은 그들의 홍위병이다. 더욱이 바른사회TV(08.18),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는 “‘소유권의 안정성 파괴’가 모든 악의 근원이다”라고 했다. 미국은 재산, 특허, 저작권을 중시한다. 그러나 국내의 현실은 ‘자기검열’의 경제학으로 슬픈 미래를 예약한다.

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출처- 천지일보 2021. 8.22[칼럼]
<원문>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892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