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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공적연금 연계안에 바란다 - 김원식
	2004-06-04
4대 공적연금 연계안에 바란다 고령화시대에 단순히 직장의 이동이 원인이 되어 연금수급권이 없는 퇴직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함은 당연한 정책 방향이다. 이에 따라 작년에 시작된 4대 보험에 대한 연계안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듯하다. 4대 보험의 정책 당사자들이 합의를 도출했다는 것에 환영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 끝난 것이 아니라 시작이다. 합의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사안이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공교롭게도 이들간에 서로 공통점이 있다. 정부의 갹출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적자 구조라는 것이다. 적자 구조의 연금들이 서로 자신의 가입자들을 구제해 주기 위해 연금 급여를 더 지출해야 하는 제도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지급하는 일시금보다 이들을 연금으로 구제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출이 더 많기 때문이다. 결국 세금이라는 파이 나누어 먹기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당장 일반 국민이 동의할지 의문스럽다. 현재의 국민연금 거부에 또 다른 구실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 대한 배려가 없다. 당장은 4대 보험 가입자에게 어떤 형태로든 혜택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합의는 했으나 문제는 다음 세대에 있다. 이들이 부담할 국가 부채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고령화는 새로운 ‘인종전쟁’의 시작이다. 청년세대라는 인종과 고령세대라는 인종간의 전쟁이라는 말이다. 지금은 가입자간에 다투고 있지만 서로 간에 잘못된 합의를 하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청년세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4대보험 모두가 포지티브섬 게임(positive sum game)임에도 제도간의 이질성과 불평등성을 문제삼거나 추가적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등 수 많은 문제와 항의가 각 가입자층에서 제기될 것이다. 국민연금 하나만 가지고도 최근에 보이는 것과 같이 가입자간, 가입자와 운영 주체간 갈등이 있다. 하물며 영역간 이기주의가 극심한 부처간 제도의 조정이다. 이들은 모두 뒤편에 든든한 운동 가입자들을 등에 업고 있다. 서로 조정이 안 되면 이들이 나설 것이다. 과거의 정부는 이를 잘 피해 갔지만 철도청의 민영화 사태로 이제 더 이상 빠져 나갈 구멍이 없다. 4대보험의 연계를 위한 제도간 조정이 필수적이라면 앞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다. 먼저, 환경의 변화를 느껴야 한다. 과거의 연금은 장기근속에 대한 특권이었으나 이제는 연금이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노후 보장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권리를 인정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다음으로, 정부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는 돈이 없다. 세수(稅收)를 늘리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정부는 공무원에게 더 나은 대우를 해주고 싶어도, 국민에게 국민연금 적자를 메워주고 싶어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의 참여정부는 어떨지 몰라도 앞으로는 정부의 슬림화가 계속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직적 경비는 줄여야 한다. 그것이 연금이다. 끝으로, 국민들의 3대 직역연금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다. 정부 서비스에 대한 불만, 이들의 이기주의 등으로 국민들은 더 이상 봉사 정신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 공적직역연금에 대한 정부 지원에 한계가 올 수 있다. 정부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공적직역연금 유지에 국민들이 저항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제 공적직역연금에 대한 큰 그림을 빨리 다시 그리기 시작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이처럼 계층간에 갈등의 소지가 있는 제도의 조정은 거의 없었다. 서로간의 합의를 보기 어렵다고 하지만 정책은 창의력을 전제로 한다. 어떤 정책이든 대안이 있다. 찾아야 한다. 그것이 정책 담당자의 임무다. 모두가 눈여겨 보고 있다. 정부의 세련됨과 노련함을 기대하면서.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 교수 / 시민회의 회원) 출처 - 문화일보 2004. 6. 4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