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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직한 후보 고르는 법 - 정진영
2004-04-16
[자료집]청년과만드는공정채용.pdf
토론문_송보희.pdf
믿음직한 후보 고르는 법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7대 총선의 투표날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앞으로 4년 동안 자신을 대신해 국정에 참여할 대표자를 선출하는 뜻깊은 날이다. 오늘의 선택에 따라 나와 가족, 지역과 직장, 그리고 조국 대한민국의 미래가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모든 유권자들은 신중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4년이 아니라 1년도 지나기 전에 잘못 뽑았다고 후회하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 투표하기 전에 다음의 두 가지만큼은 꼭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총선 후 한국정치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여야 및 주요 정당들 사이의 의석분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정치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여당은 정부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의석을 달라고 호소하고, 야당은 정부를 견제할 수 있도록 거대 여당의 출현을 막아달라고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당 단독으로 또는 잠재적인 연합세력과 더불어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경우 국회가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은 약화되는 반면, 정부의 정책을 입법을 통해 뒷받침하는 기능은 강화될 것이다. 이에 비해 야당이 단독으로 또는 잠재적인 연합세력과 더불어 과반수를 차지하는 경우 국회의 대정부 감시 및 견제기능은 강화되는 반면, 야당이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지 아니면 덜 우려할 만한 상황인지를 판단해 지지후보와 정당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물론 대통령 탄핵, 이라크 파병,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등 굵직한 정치적 이슈들도 유권자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립이 심화되면서 이러한 이슈들을 중심으로 총선 후에도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여야는 모두 정쟁을 지양하고 상생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는 정치개혁도 상당 부분 달성되었다. 따라서 총선 후 한국정치는 상호 존중과 타협의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되는 점은 우리나라의 정치집단들이 대개 자기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독선적 태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람이나 정당은 끊임없이 남을 공격하고 비방하여 사회와 정치를 혼란시킨다. 이런 후보나 정당을 선택하면 조만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둘째, 경제.교육 문제 등과 같은 주요 민생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절대 다수의 국민 입장에서 보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대개의 경우 정치란 국민이 편안하게 먹고살 수 있도록 해주는 수단일 따름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불황.실업난.신용불량자.빈부 격차.농가 부채.물가 불안.사회 불안.공교육 붕괴 등등 굵직한 민생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유권자들은 지지 후보와 정당을 선택할 때 그들이 제시하는 정책대안이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효과적 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차분히 따져보아야 한다. 물론 투표 당일에 이러한 평가작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두 가지 간단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민생문제가 무엇인지 선택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후보와 정당을 평가하는 일이다. 그 문제의 해결에 과연 어느 후보와 정당이 가장 적합하겠는가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경제 관련 문제의 경우 주요 정당들의 이념적 지향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보수 정당일수록 성장과 시장경제 질서를 강조하는 데 비해, 진보 정당일수록 분배와 사회적 합의를 강조한다. 투자 부진.실업난.산업공동화 등 주요 경제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어떠한 방안이 적절한지를 생각해 보면 정당과 후보자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총선은 4년 동안 나를 대신할 대표를 선출하는 엄숙한 행사다. 믿음이 가는 후보와 정당을 신중히 선택해 나의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정진영 (경희대 정치학 교수 / 시민회의 운영위원) 출처 - 중앙일보 2004. 4. 15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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