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한 일관계

지형적으로 인접해 있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오랫동안 그 매듭이 풀리지 않은 채 긴장된 상태를 지속해 왔다. 정치 경제 문화적 차원에서 양국의 관계는 팽팽한 줄다리로 비유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관계는 비단 한 일 관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한때 독일과 프랑스,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 같은 인접한 국가들도 종교, 영토등의 직접적 영향요소와 그 민감성으로 분쟁이 끝이질 않았고, 지금도 그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들속에서도 특히 한 일 관계는 거의 한 세기를 넘도록 그 갈등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다른 어떠한 국가적 갈등상황보다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 일 관계도 드디어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것이 바로 월드컵이다. 전 세계인의 축제라고도 할 수 있는 월드컵의 한 일 공동개최라는 것은 그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과 일본 양국에 많은 의미를 가지는 행사이다. 월드컵의 공동개최가 처음이라는 것과 한일양국이 성공적 개최라는 일치하는 공동된 목표를 갖게 된 것이 역사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점에서 한 일 공동개최인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더불어 이것을 한 일간 외교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은 IMF이후 경제위기의 한파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시일이 필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 또한 마찬가지이다. 일본은 현재 사상최대의 경제불황으로 상당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경제회복이 국민적 과제로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즉, 양국은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현재 겪고 있는 경제위기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필요성을 함께 느끼고 있다. 따라서 각국은 연대의식을 가지고 그동안 서로간에 가졌던 여러 이질감과 갈등의식을 버리고 정부적 민간적 차원에서의 교류확대를 통해 한층 다가선 외교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두 정상들이 각각 상대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행사에 교차참석, 협동적 의지과시, 제도적 차원에서의 유연성등이외에도 민간적 차원에서 그 폭과 깊이를 확대하고 원활히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겠다.

보름간이라는 일시적인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뿐만아니라 장기적인 면에서 한 일간의 우호적 외교관계까지 개선하는 ‘월드컵 효과’를 수확하도록 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전미라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