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재난안전, 이렇게 만들자

지난 12일 한강 하류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의 보트가 급류에 휩쓸려 뒤집혔다. 실종된 2명의 소방관은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한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이렇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대한민국의 소방조직은 지난 7월 26일, 소방청이라는 독립청으로 승격되어 개청한지 1년이 지나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방 고유의 기능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외청인 소방청이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는 향후 5년 간 소방공무원을 1만8천명 가까이 충원하고, 비록 광역자치단체와 역할 재조정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소방공무원을 국가직화 하기로 결정하였다.

소방청이 향후 소방공무원을 1만 8천명 가까이 충원하고, 기존의 4만 8천명에 달하는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면 5년 뒤에는 약 6만 7천여 명의 대규모 인력을 직·간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총괄하는 소방청은 아직도 1관 2국 체제인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개청 후 1년이 지난 소방청은 국민의 바로 곁에서 국민들이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든든한' 조직이 되기 위해 현재의 소방청은 향후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개편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현장 상황실 기능의 강화이다. 소방청이 현행법상 '육상재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시운영체제인 통합지휘조정통제센터를 구축하고, 상황관리 일원화를 위하여 전국적으로 일원화된 통신망이 구축된 119종합상황실의 확대개편이 필요하다. 강력한 지휘권 확보와 효과적인 의사결정은 현장대응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중앙 차원의 지휘·조정·통제기능 강화가 시급하다.

둘째, 소방이 미래 재난에 체계적인 대응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미래 소방작전 및 전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장비와 시설 관련 조직의 강화가 필요하다. 소방은 군(軍)을 제외하고는 중앙부처 중 가장 많은 장비를 보유·관리하고 있으나, 소방장비 관리규모(930종) 및 타부처와 대비하여 관리조직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경찰청의 장비관리 조직의 경우 1관 4과(담당관) 151명인데, 소방청의 장비관리 조직과 인력은 1과 14명에 불과하다.

셋째, 소방장비·시설이 혁신되기 위해서는 소방장비 및 시설과 관련된 소방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소방청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영세한 소방관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신기술과 신제품개발 등 소방산업 전반의 진흥 기반을 조성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소방청의 소방산업 관련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소방인력의 전문화와 교육훈련의 강화이다. 독립된 외청으로 소방청의 개별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화재·구조·구급 등의 기능을 인력 별로 전문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소방 직렬을 세분화하여 군의 '병과'와 같은 개념을 도입하면서 이들의 경력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복리·후생의 증진이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 따라 소방청 내 인사, 복지 및 보건안전 총괄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 현재는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을 위한 전담조직이 없고, 4만 8천여 소방공무원의 복지정책, 청사환경, 보건안전 및 복제업무를 계단위 3명의 인력이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청은 앞으로 일선 현장인력의 충원과 더불어 기획 및 정책조직의 보강이 병행되어야만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소방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소방청이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앞으로 미래지향적 조직체계를 갖추고, 명실상부한 국가재난 대응기관으로 국민들에게 보다 더 좋은 고품질의 소방서비스를 제공하는 '신뢰받는 소방청', '든든한 소방청'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행정학 행개련 상집위원장)
출처-디지털타임스 2018. 8.13[포럼]
<원문>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8081402102269640001&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