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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리 파괴, 제발 그만둬야 - 사공일
	2004-03-22
	[자료집]반기업정서_토론회.pdf
일자리 파괴, 제발 그만둬야 정치적 '구제불능'의 나라 … 경제마저 구제불능 되나 “대통령 탄핵안이 한국의 국회에서 가결되는 현장뉴스를 보고 놀랐다. 그리고 그 후 즉각 탄핵반대 군중시위가 일어나는 것을 보며 과거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연상했다.” 마침 필자와 함께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독일 경제계의 비중 있는 어느 인사가 한 말이다. 세계 제2차대전 이후 상당기간 동안 이 두 나라는 잦은 정권교체와 각종 정변(政變), 그리고 끊임없는 군중시위로 저성장과 고실업 등 큰 경제적 희생을 감내해야만 했다. 반면에 독일은 이 기간에 안정된 정치여건 속에서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어 냈던 것이다. 이제 한국도 대립적 노사관계에 더하여 타협을 모르는 죽기살기식의 후진적 정치와 심각한 사회적 분열과 갈등의 구조화로 국가발전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될 것으로 이 인사의 눈에 비친 것일까. 어느 유명 국제신용평가기관의 간부가 이번 사태를 보며 “한국은 정치적 구제불능(political basket case)이 되었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시각에서 나온 말이 아니겠는가. 세계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국가상은 정말 중요하다. 우리 경제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성장과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첨단 기술과 최신 경영기법, 그리고 세계적 판매망과 R&D(연구개발) 역량을 가진 외국기업들의 국내 투자유치와 함께 그들과의 각종 전략적 제휴와 네트워킹이 필수 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하루속히 흥분된 감정을 억누르고 평상심을 되찾아야 한다. 우선 정치권과 사회지도층이 자성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정략적 목적으로 이용하거나 흥분된 민심을 자극하여 정국혼란을 장기화하는 것은 기업투자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켜 결과적으로 우리 근로자들의 ‘일자리 파괴’ 행위가 됨을 알아야 한다. 또한 우리 국민 모두는 스스로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 이러한 행위에 부화뇌동(附和雷同)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이럴 때일수록 TV를 위시한 언론매체는 국민 모두가 국제적 안목을 갖고 법과 질서, 그리고 각종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는 성숙된 민주시민으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이 될 국민 계도(啓導)적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여하간 불행한 일이지만 대통령탄핵안이 직접 우리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 다수에 의해 가결된 것은 기정사실 아닌가. 따라서 민주헌정 절차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최종결정을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순서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서 맞고 있는 금번의 정치적 어려움을 잘 극복만 해낸다면, 오히려 우리의 국가상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아직도 미숙한 우리의 민주주의 체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범국민적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과거에도 우리는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들을 해낸 적이 많다. 특히 196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당시의 세계적 석학들이나 주요 국제원조당국을 포함하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경제적 구제불능(economic basket case)’으로 치부되었었다. 그러나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여 세계인을 놀라게 한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우리 모두 솔선하여 정국혼란의 장기화와 사회갈등의 심화를 조장하는 모든 행위를 거부하고 헌정질서를 지킴으로써 한국 정치도 구제불능이 아님을 온 지구촌에 보여주도록 하자.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시민회의 고문) 출처 - 조선일보 2004. 3. 22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