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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문제의 해법 - 신일철
200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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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문제의 해법 경제지원과 인권개선의 상호주의 원칙 1. 60년전에 간파한 앙트레·지이트의 소련관 세계적인 대문호 앙드레 지드는 그의 명작 [좁은문], [전원교향악] 등으로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 문명이 높았던 것은 그가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비판하고 콤뮤니스트를 자처한 진보적 작가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다. 대단한 개성존중의 진실을 탐구한 지드가 콤뮤니스트였다면 그의 인간적 자유정신과 전체주의 이상과는 너무 상충되기 때문이다. 1936년 지드는 그의 친구인 러시아의 작가 막심 꼬리기가 중병으로 누었다고 해서 이 "주막집"의 작가를 마지막으로 만나기 위해 스탈린의 소련을 방문했다. 지드는 소련체류 2개월간 국빈대접을 받고 당, 정부, 인민의 열광적 환영을 받아 감개무량하여 눈물도 흘렸다고 한다. 그런데 소련에서 돌아온 지드는 [소련에서 돌아오다]의 소련기행을 썼다. 1936년 11월 프랑스의 NRF지에 발표된 지드의 [소련기행]에서 지드는 돌팔매질을 당해도 소련의 진실을 말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련의 가장 큰 결점은 인간성의 무시, 비판정신의 결여, 획일주의, 비개성화라고 고발했다. 그는 인권없는 사회주의의 허구를 간파한 것이다. 소련의 [쁘라우다]지는 그를 소련과 그 인민에 대한 "더러운 중상"의 변절상습자, 소련중상자로 매도했다. 유럽의 진보좌파작가, 지식인들도 지드를 변절자로 비판했다. 그런데 1937년 좌익동반작가 시절의 유진오는 이 지드사건에 대해 지드의 진실을 탐구하는 작가정신을 이해하려는 글을 썼다. "한사람의 러시아인과 얘기하면 러시아인 전체와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유진오가 지드의 소련기행에서 인용한 단 한 문장이다. 1936년 당시에는 특히 진보, 좌파, 지식인들은 이 인간성 무시, 개성상실의 소련의 진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인류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과도기의 소련을 포용하려 했다. 그러나 그해는 레닌의 네프(NEP) 시장제를 스탈린이 말살하고 "이제는 네프는 죽었다"고 선언한 해요 무시장 중앙지령경제의 인간지옥이 완성된 해였다. 이 지드의 소련기행의 명언을 다음과 같이 옮기면 알기 쉽다. "한 사람의 평양시민과 얘기하면 북한공민 전체와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1936년 이후 우리나라의 진보 좌파 지식인들 특히 남로당파는 지드의 소련기행을 옳게 독해하지 못한 것이 1950년 후의 남로당의 비극을 자초했다. 지드 이후에도 사회과학자 중에 친소파가 많이 있었고 스탈린형 사회주의가 진보인 듯이 착각했다. 지드의 소련기행에서 거의 60년이 된 오늘에 와서도 남북한 관계의 진척을 위해 자주 만나 서로 이야기하면 민족화해가 되고 개혁개방의 햇볕효과가 나타난다고 망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만나 얘기해도 북한은 변화를 시키기보다 남한이 당하게 된다는데 아이러니가 있다. 6.15선언후 서방기자가 평양에 가서 12명의 시민과 얘기해 보았는데 한사람 같았다고 북한방문기에 썼다. 작년 6.15 금강산 민족통일토론회에서 북한토론자 60명이 나왔는데 한사람의 토론과 다름이 없었다고 남한측 참가자가 전해주었다. 역시 북한의 김정일 체제는 "레닌원리주의자"들이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지드의 작가적 통찰력을 빌린다면 북한의 인권문제는 한마디로 인간성도 개성도 없는 인권을 외면한 "인권맹"(人權盲)의 문제이다. 김정일 통치노하우는 인권탄압 수법이다. 그러므로 세계인권옹호단체나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을 인권최빈국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테러자원의 "불량배(rouge)국가", 공포정치, 군사적 모험의 벼랑끝외교로 연명하는 "선군" 독재가 김정일의 북한이기도 하다. 북한 인권문제의 해결의 기초는 우리 남한의 햇볕론자가 신상옥, 최은희, 황장엽, 탈북자들의 북한증언을 읽고 지드적 깨우침을 얻는 것이다. 구소연방과 맑스레닌주의에는 그 어떤 문헌이나 신문·잡지·도서에 도대체 "인권" 개념이 없었다. 주로 스탈린 비판후의 해빙기에 반체제지식인들이 자유화의 작품을 발표한 1968년 소련의 "수소폭탄의 아버지"인 사하로프박사가 "진보, 평화공존, 지적자유"의 논문을 발표하고 1970년 "소련 인권위원회"를 조직하는데 이르렀다. 1973년의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가 해외에서 발간되어 소련 강제수용소의 실체가 전세계에 알려졌으나 솔제니친은 국외로 추방되었다. 특히 75년의 헬싱키선언에 근거하여 소련내의 반체제운동이 확산되었다. 국제엠네스티는 1975년에 이어 80년 [소련에서의 양심수]를 발표하여 400명의 양심수 투옥의 인권탄압의 실태를 온세계에 폭로했다. 소련에의 반체제 인권운동이 뿌린 씨앗으로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의 개혁개방이 가능해진 것이다. 아직 북한에는 사하로프와 같은 인권운동이나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와 같은 인권보고문학이 나올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1990년이래 북한의 개혁개방파는 모두 공개 처형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되었다. 북한내에서 인권개념은 반체제의 적대적 투옥·처형의 대상이다. 인권맹(人權盲)의 북한속에 인권에 눈뜬 반체제 시민운동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대북방송과 탈북자 조직을 통해 인권의 햇볕을 북한땅에 보내야 할 것이다. 2. 북한 주체사상에는 "인권개념"이 없다. 북한의 주체이데올로기와 김정일 통치술에는 "인권" 개념이 없고 인권유린이 체제 연명술의 기본이다. 해방후 소련군정이 가져온 통치 이데올로기는 소련 공산당의 맑스·레닌주의였고 특히 만사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스탈린 독재기법이었다. 그 기법은 반대파에 대한 피의 숙청과 전인민에 대한 개인숭배의 "세뇌"였다. 따라서 북한체제에는 "인간성", "자유", "인권"의 개념이 없다. 1950년대의 동유럽에 대두되었던 인간 소외론에 기초한 "인간의 얼굴을 가진 사회주의"(human-faced socialism)도 북한에는 소개되지 않았다. 원래 레닌주의적 인간관은 맑스의 사회적 존재론에서 개인과 개인의 자유를 배격했던 집단주의가 "의식화" 테제로 더욱 악화되었다. 레닌주의에서는 각 개인 대중에게는 자기사상도 자유도 없고 소수 혁명엘리트가 선전·선동·교양으로 "의식화"한 이데올로기의 로버트가 되게 한다. 이렇게 개인, 개성, 자유를 부르죠아 자유주의의 잔재라 해서 청산함으로 "나", "자아"가 상실되고 결국 인권의 법인격의 설자리를 말살한 것이다. 인권이념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개인의 기본권의 이념적 초석이다. 대개 1948년의 세계인권선언에서 인간이 자유와 평등이도록 태어났다(in born)는 것은 자유권과 개인의 개성이란 인간존엄성이 선천적으로 보장된다는 점에서 천부인권설에 기초해 있다. 그런데 맑스·레닌주의와 특히 레닌주의에서는 후천적인 사회적 존재의 당파성에 중점을 두고 선천적인 인간존엄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레닌주의적 인간관은 소련의 심리학자 빠브로프(Pavlov)의 개의 실험에서 얻은 조건반사설이었다. 빠브로프의 개는 종을 치고 밥을 주고 종을 치고 밥을 주기를 반복하면 그 조건반사에 의해 종소리만 들으면 밥을 줄 것임을 인지하는 것이 인간심리의 기초라는 것이다. 북한에서 수령 숭배사상 교양을 되풀이해서 피곤하다 못해 진저리나게 반복하면 조건반사에 의해 수령숭배의 마음이 생기고 자아의 개성은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어린이는 나면서부터 부자유, 복종, 수령충성동이로 태어난다는 것이 이런 "빠브로프의 개" 실험에 의한 것이다. 20세기의 여류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집단주의적 인간개조를 "빠브로프의 개"로 적절하게 설명했다. "빠브로프의 실험의 개처럼 행동하고 설사 죽는데 갈때에도 완전히 순종하고 반사작용하고 반사작용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의 얼굴을 한 시체처럼 조정되는 인형"이라고 아렌트는 묘사했다. 이것이 주체 이데올로기에 의한 전체주의적 테러공포 정치이다. 주체사상의 철학적 원리가 "사람중심의 세계관"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사람중심"은 개인이나 개성을 가진 자아나 개인이 아니라 집단주의적 인간관이라 했다. 주체사상에 대해 소련에 망명한 이상조씨(전판문점회담 북측대표)는 "철학이 무슨 개나 돼지중심이 있어요. 모두 인간중심이지"라고 야유했다. 북한의 "인간중심"은 수령숭배의 빠브로프적 개형의 수령 절대복종형일 뿐이다. 거기에 무슨 인권의 인간존엄성이 인정될 수 있겠는가. 집단주의적 인간관의 전체주의에는 "개인은 전체를 위하여"의 개성상실, 인간성파괴밖에 없게 된다. 그러면 김정일 통치이념에 "인권" 사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권부정이 자기체제 연명의기본 술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의 반인간적 테러정치는 사회주의 좌절원인에 대한 그의 지론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탈북자동지회 황장엽 명예회장의 증언에 의하면 사회주의 좌절의 주된 원인은 1975년의 헬싱키선언에 소련, 동유럽국가들이 가입한 것이 큰 잘못이라고 김정일은 확신하고 있다. 헬싱키 선언은 인권선언이었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사회주의 붕괴원인으로 ① 스탈린 개인숭배와 독재를 비판한 잘못. ② 헬싱키회의의 인권문제에 양보한 잘못. ③ 고르바쵸프의 군비축소의 잘못. 여기서 김정일의 군사의 "강성대국"의 연명책이 연역된다. 첫째 수령개인숭배의 강화, 둘째 인권문제에 절대 양보하지 않는 것, 셋째 군사적 강화의 "선군" 정치의 3대 노선이 떠오른다. 1975년 헬싱키에서 열린 전유럽 안전보장회의에서는 안전보장, 경제, 인권문제의 3가지를 패키지로 해서 "헬싱키 선언"으로 내놓아 전후시대를 끝낸 것이다. 김정일이 이 헬싱키 인권선언에 대한 대단한 거부감은 1981년 국제인권조약(B조약) 가입 후에도 전혀 자기 체제내 인권개선은 하지 않고 "자결권"을 내세워 반인권적 공포통치를 계속했다. 여기서 "자결권"이란 인권문제에서는 식민지의 민족자결권이지 북한과 같은 인권탄압을 합리화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북한이 인권유린을 계속하는 것은 "인민의 자결권"에 의한다고 강변하는데 그것은 북한사람들이 인민의 인권탄압을 스스로 자원했다는 역설이 되기 때문이다. 흔히 김정일 체제가 붕괴하거나 고사하지 않은 것은 그의 통치능력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 그의 주된 통치요령이 바로 철저한 인권탄압이고 인민을 3계층 51분류의 반인권적 인간분류로 적대적 독재의 북한판 카스트제도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북한지도부는 우리가 "퍼주기"와 양보를 거듭해도 군사면이나 인권면에서 변화가 없고 개혁개방의 유도도 이제는 완전 실패가 드러났다. 더욱이 금강산관광에서 정경분리원칙을 벗어나 당국이 나서고 상호주의 원칙이 후퇴·포기의 징후마저 나타나고 있다. 국력에서 북한의 몇 10배가 넘는 한국이 김정일 권모술수에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욱이 인권·민주화를 내세우는 현 정부가 유독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말한마디 못하고 침묵·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속사정을 알 수 없다. 3. 경제지원을 주고 인권신장으로 받는 상호주의 원칙 이제는 진정 북한의 인권문제가 강건너 불이 아니라 북녘의 우리 민족이 겪는 인간적 비극이라면 우리 한국의 정부와 언론, 시민단체도 북한의 인권 최빈상태를 세계에 널리 그 진실을 알리고 북한인권개선의 이니시아티브를 다시 장악해야 한다. 이 인권의 카드는 북한동포를 도탄에서 구출하는데 지렛대가 될 뿐 아니라 군사적 긴장완화, 특히 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재확인에로 북한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제네바에서 올해 4월초 유엔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을 다루고 미국은 이라크, 쿠바, 북한을 다시 인권유린의 3개악의 축으로 고발했다. 유럽 15국의 EU도 비록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었으나 이 회의에서 북한내에서 "매우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며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거침없이 지적했다. EU는 북한과의 국교조건으로 북한의 인권개선 노력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서 북한대표는 미국의 인권유린을 반박하면서 "노근리"와 특히 황해도 신천의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의 허구를 거론하고 "인종학살" 문제로 제기했다. 그런데 신천사건 진상은 미군과 상관이 없고 인천상륙작전후 패퇴하던 북한군과 당간부가 북한의 중산층 기독교인 등을 도처에서 학살하고 이에 맞서 황해도 신천의 기독교청년들이 반공 "다비데군"을 결성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구월산 반공유격대가 되어 뒤에 모두 월남했다(李敬南, "황석영 소설, '손님'과 信川 학살 박물관의 허구", [리뷰] 105, 7호 참조). 일시 월북했던 작가 황석영씨는 신천사건이 미군과 상관이 없고 우리 민족내의 싸움이었다는 주제의 소설 [손님]을 내놓았다. [손님]의 후기에서는 "신천에는 미군이 양민학살을 고발하는 미제학살 기념박물관이 있었고 나는 당연히 그곳으로 안내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진상이 있지 않을까 하여 의심하는 버릇은 작가의 천성이기도 했다"고 하여 이 사건이 미군과 관계없는 "우리 내부에서 저질러진 일"이라고 밝혔다. 이 유엔인권 회의에서 한국대표는 신천사건이 미군과 상관이 없다는 반박도 못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난민문제"만을 추상적으로 거론하고 북한인권문제는 역시 외면했다. 온 세계가 북한인권유린의 심각성을 고발하는데 정작 한국대표는 침묵해야 하는 모양새가 너무 어색하다. 한국대표는 인권문제가 인류의 보편적 인륜에 속하고 정치를 초월한 인간성 존엄의 휴머니즘의 문제임을 깨우처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햇볕정책에도 인권이 있는 햇볕이 되도록 자기수정이 시급해졌다. 북한인권문제의 해법으로 동독에 대한 서독정부의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 관철에서 다시 배워야 한다. 서울에서 평화연구소 주최 통독 10주년 기념세미나에서 독일학자에게 필자가 물었다. 서독은 동독에 대해 경제지원을 하면서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했느냐의 물음에 대해 줄때마다 어김없는 상호주의 원칙을 관철했다고 명쾌히 대답해 주었다. 서독은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을 동독이 수용하도록 납득시켜서 통일 직전까지 26년간 3만3천7백55명의 정치범을 석방시키고 또는 국외추방을 하게하고 40만의 동독 이산가족이 서독으로 이주하여 가족 재결합도 얻어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국은 경제지원의 "퍼주기"를 하면서 반드시 북한이 인권개선의 상응하는 실천에 나서게 하는 상호주의원칙의 재확인이 요청되게 되었다. 북한공작원 출신 60여명을 보내면서 납북선원, 국군포로 60명은 아니더라도 6명이라도 받는 관례를 만들어 버릇을 들이는 것이다. 오늘날 북한은 개혁개방을 거부하면서 만성적 구조적 식량난, 에너지난, 경제층 파탄에서 그동안 국제사회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받기만 하는 만성적 난민구제 대상이 되었다. 언제까지 일방적인 "퍼주기"만 하고 있도록 국민여론이 묵인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이 한국 국민의 혈세로 가는 지원에 대해 북한동포가 누가 보냈는지도 모르게 하는 불투명성과 군부로 가지않고 꼭 필요한 난민에 그 혜택이 가고 있다는 확고한 모니터링이 북한당국에 의해 보장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도 훌륭한 상호주의원칙의 활용이다. 경제지원을 하되 투명성이나 모니터링을 강요하면 북한의 체제안정에 영향을 미쳐서 안된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경제지원의 기본성격이 김정일 독재체제의 안정과 장기집권을 목적으로 할 수는 없다는 자세는 분명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의 체제실패의 업보를 우리 국민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모럴해저드는 용인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말로 주고 되로 받는 부등가의 상호주의라 할지라도 "퍼주기"를 베푼데 대해 인권을 되받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인도하는 정도이다. 인권개선에 역행하는 통치체제는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고 그 독재의 존속을 위해 우리 국민의 혈세를 가져다바칠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동방정책"의 창시자 빌리 브란트는 어렸을 때 가난해서 부두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때 선장인 삼촌을 만났는데 삼촌은 브란트 소년에게 너는 남에게 구걸하지 말고 네가 일해서 받아야 할 것을 달라고 요구하며 당당하게 살 것을 충고했다. 그때 삼촌의 훈계가 브란트의 평생의 좌우명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에게 만성적 구걸근성을 만들어 주어서는 안된다. 이제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습득케하는 것이 북한의 자력갱생의 길이다. 신 일 철 (고려대 명예교수·철학 / 시민회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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