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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파병 조속 결단을 - 류재갑
	2003-10-17
이라크파병 조속 결단을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4일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는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현재 파병문제로 국론은 분열되어 있고 국정혼란은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파병문제는 ‘재신임 정국’의 정치적 역학의 와중에서 어물쩍 덮어버리거나 대중영합주의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은 진정 국가의 중대한 이익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문제에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한미안보연구회와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안보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7∼11일 워싱턴을 방문한 바 있다. 마침 이번 회의에서 행한 피터 페이스 미 합참차장(해병대장)의 특별연설을 들을 수 있었고, 헤리티지재단에서 행한 체니 부통령의 비공개연설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한마디로 미국의 결의와 정책은 단호했다. 당황하거나 초조해하지도 않았고 흐지부지 물러설 의사는 더더욱 없는 것 같았다. 이라크문제와 관련해 체니 부통령은 행동하지 아니함이 더 위험스러우며 더 큰 비용을 가져온다고 말하면서, 악의 정권에 대한 선제행위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의 국제적 동반자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합참차장 페이스 대장도 한국방위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낙관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주한미군의 전력구조 조정과 재배치를 방위력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한다고 역설했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은 한국군이 국제적인 군사협력과 연합업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이라크파병과 관련하여 미국은 여단급 이상 사단급 이하 규모(만명 수준)로 치안유지에 기능적으로 적합하고 국제적으로 구성된 사단을 지휘할 수 있도록 훈련받고 경험을 지닌 유능한 지휘부를 선호했다. 이 점에서는 그동안 한미연합근무경험을 지닌 한국군을 최적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이제 이라크파병은 우리의 선택문제다. 파병에 관한 주요쟁점은 전쟁의 명분, 파견지역의 안전성(최소 희생), 비용부담, 13억 인구의 아랍세계와의 관계, 그리고 한미안보협력관계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680여명의 군대(비전투원)를 파견해 놓고 있다. 전쟁의 명분이나 파병의 명분이 달라진 것은 없으므로 재론할 이유는 없다. 피견지역인 쿠르드족 거주지인 북부의 모술지역은 비교적 안전지역이고, 이라크 정규군은 소멸되었기 때문에 우발적인 소규모 테러위험 외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작다. 그리고 파견군은 치안이 주목적이다. 연간 2억∼3억달러의 비용은 미래를 위한 투자일 수 있다. 평화유지군을 위한 유엔의 분담금을 내야 하고, 나중에 비용분담을 하는 경우 더 큰 부담을 떠맡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라크에서 치안유지와 대민봉사에 전념할 것이기 때문에 비록 전투병력(준 전투병력)이 파견되더라도 이라크 국민들이나 아랍인들과 오히려 친구가 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공병과 의무부대가 그 발판을 잘 다져 놓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국익을 생각하면서 미래의 한미안보협력에 기여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이라크의 사회 안정과 민주화에 기여해 국위를 선양함과 동시에 1000억달러 이상의 건설시장,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팔 수 있는 막대한 시장을 놓쳐서는 안된다. 다행히 국민들 다수가 파병에 찬성하고 있다. 어느 한 조사는 대학생의 72.2%가 국익을 위한 파병에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하는 진실한 마음에서 국가지도력이 발휘되어야 하고, 국가 경영차원에서 전략적 결단으로 국민을 선도해야 한다. 더 이상 국론의 분열을 유도하거나 방치해서는 안된다. 파병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서둘러야 할 일이다. 柳在甲 (경기대 국제관계학 교수 / 시민회의 운영위원) 출처 - 세계일보 2003. 10. 17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