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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않고 1억세비, 소득세 건강보험료 특혜 수두룩 30개특권법안도 시늉만
국회의원 특권에 대한 ‘설’은 ‘국회의원 특권 200개’로 정리되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더러 과장되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 이는 국회가 그 역할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민생 우선의 일하는 국회 모습보다, 상습 국회법 위반에다 파행과 대립을 일삼아 국민에게 정치 불신을 심어줬기에 오명을 자초한 면이 있다.
다소 부풀려진 특권들이 진실인양 굳어지는 듯하자 국회사무처는 작년에「국회의원 권한 및 지원에 대한 국내외 사례비교」라는 소책자를 발간, 특권으로 오해받는 것 중 ‘입법부로서의 제도적 권한’과 ‘의정활동에 수반되는 지원’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일면 타당성이 있다. 그리고 국회의원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편의(benefits)'와 '국민의 눈높이를 벗어난 특권(privilege)'은 구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 세비 자체는 국무위원에 비해 턱없이 높은 것은 아니다. 차관보다는 높지만 장관보다는 낮다. 문제는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의정활동을 성실히 하지 않아도 세비를 받는다는 것이 ‘특권’이다. ‘KTX 열차와 항공기를 무료로 타고 연2회 해외시찰이 보장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과거에는 국회법 31조에 근거하여 회기 중 국유철도, 선박, 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으나 구 철도청이 공사로 전환된 이후 국유의 교통수단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열차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연 2회 해외시찰도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이 아니고 1년 내내 해외에 단 한 번도 나가지 않는 의원들도 있다.
정작 내려놔야 할 특권은 따로 있다. 우선 국회의원들은 모든 대한민국 국민의 기본적 의무인 국방-납세에 관한 특권이 있다. 예비군-민방위 훈련을 면제 받는 것이다. 향토예비군 설치법 시행규칙 및 민방위기본법은 국회의원을 훈련예외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법의 취지는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으로서 의정활동을 성실히 하도록 배려한 차원일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툭하면 식물국회, 빈손국회를 만들다가 장외로 나가기 일쑤 아닌가? 회기 중임에도 텅 빈 본회의장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렇게 ‘의정’ 아닌 ‘외도’를 일삼는 국회의원들에게 세비를 꼬박 꼬박 지급하면서 국방의 의무까지 면제시켜주는 것은 특권임에 틀림없다.
또 소득세-국민건강보험료를 일반 국민보다 낮은 비율로 내며, 출판기념회를 통한 책값 판매수익에 대해서도 비과세다. 이는 납세의 의무에 대한 특권이다. 그리고 웬만한 법(국회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 국민의 세금으로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채용할 수 있으며, 국가기관임에도 청렴도 평가와 감사 대상에서 모두 열외다. 범죄 혐의가 있어도 ‘불체포특권’이 신병을 안전하게 지켜준다.
이러한 특권들에 대한 국민 여론의 질타가 거세어지자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앞 다퉈 정치혁신을 하겠다면서 우선 “특권 내려놓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속내는 어떨까?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제19대 국회 운영위원회에 발의된 특권내려놓기 법안을 분석한 결과, 다른 법안은 ‘남발’ 수준으로 과도하게 발의했지만 특권내려놓기 관련법안은 불과 30여건이었다. 가관인 것은 30여건도 대부분 중복 내용이고 특권의 본질은 빠졌다. 게다가 통과된 것은 불과 5건 뿐이다.
최단기간에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대한민국을 외국에서는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그런데 왜 국회만 유독 가장 후진적 특권을 지키려고 발버둥 치며 비생산적인 작태를 보이는지... 참으로 연구 대상이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
출처 - 미디어펜 2014. 8. 29 칼럼
<원문>http://www.mediapen.com/news/articleView.html?idxno=45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