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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자 후보 21명, 천문학적 선심공약 눈쌀, 세계유례없는 낭비선거 고쳐야
이번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6·4지방선거가 끝난 지 2개월도 되지 않아 치르게 되었다. 지방선거로 대거 옮겨 탄 의원님들, 부정으로 당선돼 자리를 물러난 의원님들의 빈자리가 무려 15석이다. 여당은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야는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의석확보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거전이 정책공약 경쟁으로 이어질 것은 애초에 기대도 안했지만, 이번 선거가 공약내용과 후보자 자질문제는 물론 낭비적 재보궐선거제도의 맹점 등으로 유권자들에게는 최악의 선서가 될 듯하다.
우선 선출직 국회의원 자리는 후보 때부터 특권이 주어진다. 현행 공직선거법(제66조 선거공약서)에 의하면 국회의원 선거는 선거공약서에 재원조달방안을 명시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선거에 후보자 55명 중 43명이 공약이행에 관한 재원조달방안을 명시하지 않았거나 막연하게 제시하였다. 반면 대통령 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에는 공약이행에 관한 세부사항을 명시해야 한다.
구체적 재원조달방안 없는 공약은 말 그대로 ‘공(空)약’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등장한 새로운 공약패턴은 세월호 사건의 여파로 재미를 본 6‧4지방선거의 세월호 관련 안전공약이 대거 다시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런 후보가 당선되면 내가 사는 지역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의 공약과 같은 상황이 돼버린다. 여기에 항상 선거철이면 빠지지 않는 포퓰리즘공약까지 유권자들의 고민은 더해 갈 것이다.
최근 6년간(2009~2014)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실시한 선거구 41곳 중에서 39곳(95%)의 실시 사유는 당선무효, 피선거권상실, 지방선거입후보 등 개인적인 것이다. 부정을 저질러 의원직을 박탈당한 자리에 범법자들을 다시 대거 공천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 전과자 후보 25명 중 21명이 정당에서 공천을 받았다. 국회의원 1명을 재선출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10억 원이다. 하지만 현행 공직선거법 상 재보궐선거 원인제공자나 소속 정당이 어떤 부담도 책임도 지지 않는다. 결국 재보궐선거로 인한 물질적, 사회적 비용은 국민 혈세로 부담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올해 초(2014. 2. 5)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정부패로 인해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원인제공자의 소속정당은 당해 선거에서 공천을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도 이에 공감하며 당 차원에서 동참하겠다고 화답했으며,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4월2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대표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당 소속 신장용-배기운, 새누리당은 이재영-성완종 의원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여 재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하였음에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이 없다. 혁신안을 국민에게 약속한지 6개월도 안 돼 번복하고 말았다. 국회의원 등이 당선무효형으로 재보궐선거를 실시할 경우 그 사유를 제공한 국회의원 및 소속 정당이 선거 경비를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자선거법 개정안은 매 국회 때마다 발의만 될 뿐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된 적은 거의 없이 폐기되거나 계류된 채 방치돼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재보궐선거 때마다 고질적인 병폐로 반복해 등장한다. 공약, 후보자, 재보궐선거제도 어디에도 유권자인 국민은 안중에 없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이런 낭비적인 선거를 계속해야 하나. 심각하게 제도개선을 고민해야 될 때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
출처 - 미디어펜 2014. 7. 21 칼럼
<원문>http://www.mediapen.com/news/articleView.html?idxno=4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