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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월도 국회공전 불보듯, 4월 국회 조기 정상화해야
4월 임시국회도 빈손국회 전락 세비만 축내
4월의 국회가 심상찮다. 지방선거 이전 사실상 마지막 임시회를 열었지만 기초공천 폐지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는가 싶더니, 회기의 절반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도 정쟁으로 민생-경제-안보 관련 중점 법안 처리는 불투명한 상태다. 4월 임시회도 ‘빈손’국회로 전락해 아까운 세비만 축낼 조짐이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개인정보보호, 원자력 안전 등 핵심 법안을 포함한 127개의 법률안이‘방송법’개정안에 막혀 계류돼 있다. 충격적인 사실은 미방위가 19대 개원 이래 단 1건의 법안만 처리하고, 세비 등 명목으로 소속 의원 24명이 챙긴 국민혈세는 330억여 원에 달했다. 법안 하나 처리에 330억 들었다니 세계적 토픽뉴스감이다.
미방위 24명의원, 19대개원후 한건도 처리못해 330억혈세 꿀꺽
‘불량상임위원회’는 미방위 뿐만 아니다. 정무위원회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와 연계하여 카드정보유출 후속조치로 통과가 시급한 신용정보보호법 등 97개 법안이 묶여 있다. 정보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3일 새해 예산안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를 개최한 것이 마지막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사건으로 국가정보원이 위기에 놓여있고, 북한 무인기 추락 등 중대한 안보 문제까지 연계돼 있지만 정보위는 '식물 상임위원회'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보위원장과 간사가 지방선거에 입후보하여 국회를 떠나 있으니 위원회가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하다. 이쯤되니‘국회망국론’까지 나온다.
본회의 출석률도 12~13%고작, 국회법위반
상임위원회는 그렇다 치고 본회의는 어떤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7일 개최된 본회의는 재적의원 298명 중 39명만이 참석하여 출석률 13%, 8일 본회의는 37명 참석, 12%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본회의는 재적의원 5분의 1(60명)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해야 된다고 규정한 국회법(제73조1항) 위반이다. 현역의원 20여명 정도가 6.4지방선거에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입후보하는 바람에 의정활동은 내팽개쳤다. 그나마 출석한 의원들도 본인 질의가 시작되기 전에는 스마트 폰으로 시간을 때우고, 질의가 끝나면 곧바로 이석한다. 산회쯤에는 의원 수나 국무위원 수가 비슷할 정도다. 반면 지방선거를 위한 경선 장은 말할 것도 없고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여·야 할 것 없이 동료 의원 챙기기에 혈안이며, 참석하지 못할 경우에는 화환으로라도 대신한다. 의정활동으로 당에 인상을 남기지 못할 바에야 얼굴도장이라도 한 번 더 찍는 게 공천 받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의원들, 본업팽개치고 지방선거 경선장과 출판기념회 문전성시
문제는 5월 국회 후반기 원구성, 6.4지방선거, 7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국회가 공전할 구실을 제공할 만한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어 9월 정기회까지 국회 정상화가 힘들다는 관측이다. 우선 당장 19대 후반기 원구성이 시급하다. 국회사무처가 16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회는 원구성 지연을 막기 위해 1994년 원구성시한을 국회법으로 정했다. 그러나 13대 국회를 제외하고 법정기일 내에 새로운 원구성이 완료된 적이 없다.
역대 국회 평균 원구성 기간이 43.5일 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여러 현안에 밀려 법정기일 내 완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월 24일까지 의장단 선출, 5월 29일까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국회법 위반은 물론이고, 원구성 지연에 따른 국회공전, 국회의장 공석사태에 따른 부수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국민들 4월은 속터지는 달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국회의 고질적 문제점 중의 하나인 부실국정감사를 개선하고자 올 초 여야는 모처럼 여야 원내 대표 회동을 통해 국정감사를 상-하반기 2회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정쟁에 시간을 허비하고 나니 이제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이런 논의는 유명무실한 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 영국의 시인 엘리어트(Thomas S. Eliot)는 ‘4월은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est month)’이라고 읊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4월은 정말 속 터지는 달이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
출처 - 미디어펜 2014. 4. 18 칼럼
<원문>http://www.mediapen.com/news/articleView.html?idxno=28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