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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과 인권 탈북자문제 올킬은 통일대박뿐...한국경제도약 기회
세계화 시대에 외딴 섬으로 고립된 북한이 유일하게 국제경쟁력 있는 분야가 있다면 ‘협박과 도발’일 것이다. 휴전 후 60년이 넘도록 협박-도발-협상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벼랑끝전술(brinkmanship)’까지 익히게 됐으니 상당한 노하우를 쌓은 셈이다. 횟수로 보나 강도로 보나 ‘협박과 도발’은 북한 제일의 수출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 수출 아이템은 경제성이 없다. 이 수출품은 이윤을 창출하기는커녕 경제제재와 국제적 고립을 초래할 뿐이다. 물론 한 때는 겁먹은 정권으로부터 협박과 도발의 대가를 챙겨 잠깐 재미를 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도 국제사회의 골치 덩어리가 된 북한을 더 이상 6·25 전쟁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이 다른 지도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참전을 결심하던 순망치한(脣亡齒寒) 논리를 적용하지 못할 상황에 이르렀다.
북한은 이제 ‘핵’과 ‘인권’이란 양대(兩大)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치킨게임의 피해자로 소멸될 수도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국도 이 두 문제에 대해 북한의 행태를 정리해 보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그동안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노력은 어떤 성과를 얻었는가? 분단이후 북한이 꾸준히 개발해온 핵문제는 1993년 북한의 핵비확산조약(NPT) 탈퇴 선언을 계기로 위기를 맞았다. NPT 탈퇴선언 재고촉구 유엔 결의안과 성명을 외면하던 북한과 미국은 1994년 10월 21일 이른바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동년 11월 1일 북한이 핵 동결선언을 함으로써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얼마 후 북한은 대포동 1호 발사(1998), NPT 탈퇴 두 번째 선언(2002), 미사일 실험 발사(2006. 7) 등 도발을 일삼았다. 유엔은 대북제재 결의안(2006. 7)을 채택했다. 이를 비웃듯이 북한은 제1차 핵실험(2006. 10)을 감행했고 유엔은 또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패턴은 2차(2009. 5), 3차(2013. 2) 핵실험까지 반복됐다.
2014년 4월 현재 북한은 여전히 도발과 4차 핵실험 협박을 하고 있다. 또 유엔과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로 대응할 것이다. 더 이상 새로운 대북제재 안이 있을지 의문이다. 유엔의 노력만 있었던 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주변국이 2003년부터 6자회담을 개최하여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간 노력을 펼쳤지만 2007년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유명무실한 상태다.
북한 핵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북한주민에 대한 인권침해다. 그동안 북한 핵문제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인권문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급증하고 있는 북한 이탈주민에 의한 직·간접적인 증언, 국내외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의 활동 등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미국은 2004년, 일본은 2007년 각각 북한 인권법을 통과시켰다(한국은 여전히 국회 계류).
그리고 최근 유엔은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를 구성해 북한인권조사보고서 발표, 북한인권결의안 통과 등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나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이 개선됐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이렇듯 북한 핵과 인권문제는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국제사회 공조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절망적이다. 여기서 단답형 퀴즈 하나. 북한 핵과 인권문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경제문제, 심지어 탈북자송환문제 등 북한을 둘러싼 모든 문제들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획기적 해결책은 없을까? 답은 바로 ‘통일’이다. 그런데 이 답은 진지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북한문제를 수십 년 간 연구하고 고민해 온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 자조 섞인 체념적 ‘통일결정론’이 되어 각종 토론회의 말미를 장식하곤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다” 발언으로 유행어가 된 ‘통일대박론’은 북한문제의 종합 해결책으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즉, 통일한국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것이며, 한국 경제가 대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국경 없는 자본(footloose capital)'은 이익이 생긴다면 북한이 아니라 더 열악한 곳이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준비 없는 통일을 우려한 ‘통일쪽박론’ 또한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독일방문 때 ‘드레스덴선언(2014.3.28.)’을 통해 통일대박을 실현하기 위해 북한에 진지하고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북한으로부터 돌아온 반응은 NLL 도발과 4차 핵실험 협박 및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저급한 불평이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면초가인 북한의 반응치고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 도발과 제재라는 뻔한 메뉴는 식상하고 지겹다. 새로운 메뉴라면 중국의 동참 또는 더 강력한 제재가 있을 뿐이다.
우리 정부와 국민도 ‘통일대박’의 행운을 잡기 위해 북한에 대한 인식과 해법을 달리해야 할 때가 됐다.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포격도발의 엄중한 상황 인식이 수년간 지속된 북한 협박피로감에 무뎌진 듯하다. 일부 언론의 ‘북한 도발은 재래식 무기 소비니 대수롭지 않다’는 보도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통일대박론을 지방선거에 이용한다는 일부 진보세력의 주장은 핵 위협을 일삼는 북한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이 엄중한 상황을 직시하면서 도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응징하는 한편 북한의 진지한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
출처 - 미디어펜 2014. 4. 3 칼럼
<원문>http://www.mediapen.com/news/articleView.html?idxno=25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