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 바른사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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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2012년 말 일반 정부부채가 505조원으로 국민총생산(GDP)의 39.7%에 달하고 여기에 비금융공기업 부채를 합한 공공 부문 부채가 821조원(GDP 64.5%)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가재정법에 의해 국가가 직접적으로 상환의무를 지는 확정채무인 국가채무 통계를 작성해왔다. 이는 국제통화기구(IMF) 등이 권고하는 국제기준과 맞지 않아서 재정건전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번에 국제기준에 의해 국가부채와 공공 부문 부채통계를 작성 발표함으로써 국가재정통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정건전성을 보다 제대로 알게 됐음은 다행한 일이다.
연금부채 등 포함 땐 1,200조 넘어
그러나 아직도 여러 부문 부채들이 포함되지 않고 있어 재정건전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가보증채무는 우발채무라고 해서 다른 나라에서도 포함하지 않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30여개 공공기관에 대해 개별 설립법에 의해 국가가 지급보증을 명시하고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중앙은행부채는 IMF에서도 일반정부부채나 금융공기업부채로 분류하고 있는데 국가의 통화정책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부채이므로 국가부채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에서는 한국처럼 중앙은행부채가 많은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국채를 이용해서 공개시장조작을 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국채와 함께 한국은행발행 통화안정증권을 사용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밖에 국민연금에서 매입한 국채는 제외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국가가 국민들의 노후자금인 연금에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므로 포함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 부문 부채에서 예금보다는 채권발행에 의한 자금조달 비중이 큰 금융공기업부채를 제외한 것도 논란이다.
이처럼 종래의 국가채무에 국가기능을 수행하는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를 더하고 공무원·군인연금 장기충당부채, 국가보증채무, 한국은행부채를 포함해서 종국적으로 국가가 지급해야 될 넓은 의미의 부채로 확대할 경우 2012년 말 국가부채는 1,260여조원으로 정부통계보다 760여조원이 많게 된다. 지난해 말에는 1,400여조원, GDP의 106%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 중에는 외평채나 한국은행 통화안정증권처럼 금융채권이 있는 경우도 있다. 돈을 받을 곳이 있다는 의미다. 이를 금융성 부채라고 한다.
엄격한 재정규율로 위기 대비를
이러한 금융성 부채를 제외한 부채는 순전히 세금을 더 거두거나 새로 채권을 발행해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이를 적자성 부채라고 한다. 이 적자성 부채가 문제다. 지난해 말 적자성 부채만도 약 1,000조원, GDP 7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몇 년 안 가 남유럽 같은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가부채에 공기업부채를 더한 공공 부문 부채는 지난해 말 이미 2,000조원, GDP의 150%에 이르고 있다.
국가부채와 공공 부문 부채가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원인은 세수보다 지출이 많아서 일반회계 적자가 확대되고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와 공공기관 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악화돼 재정위기로 폭발하기 전에 지출은 세수범위 내에서 하는 엄격한 재정규율을 적용하고 공무원·군인연금과 공공기관 개혁으로 재정건전성을 제고하는 일이 시급하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서울경제 2014. 2. 23 시론
<원문>http://economy.hankooki.com/lpage/opinion/201402/e201402231752259693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