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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 분석에 따르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4%포인트 정도 높아지고, 세계 교역도 금년보다 증진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 유럽(EU)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할 것이고, 모처럼 선진국과 신흥국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일부에서는 2014년이 세계 경제 회복의 시발이 될 것이란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내년은 지난 몇 년간의 세계 경제 부진을 떨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나 지역별로 보면 리스크가 적지 않아 낙관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내년도 미국 경제성장률은 2.7%로 올해보다 1%포인트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양적완화(QE) 출구전략 실시와 국가채무한도 조정으로 상당한 리스크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마이너스 성장했던 일본 경제는 2012년 극적으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아베노믹스 덕택으로 올해에도 1.8%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베노믹스의 약발이 줄어들었고, 소비세 인상으로 내수가 부진해졌다. 아베 정부의 확장적 경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성장률은 금년보다 0.5%포인트 낮은 1.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유로 지역은 내년에 1.0%의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와 민간 부채를 줄이고 은행 부실채권을 해소하는 것이 쉽지 않아 정치적 진통이 예상되고 내수 회복도 쉽지 않아 성장률이 전망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신흥국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 7%대 성장 지속, 인도와 아세안은 5%대 성장, 러시아와 브라질은 각각 3%와 2%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경제위기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동아시아 지역의 리스크도 작지 않다.
내년도 통상환경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되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무기력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WTO 다자무역체제가 지난 12월 초 발리 WTO 각료회의를 계기로 도하개발의제(DDA) 협상 타결을 재시동 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또한 지난 2년간 2~3%대에 머물던 세계 상품 및 서비스 교역규모 증가율이 내년에는 5%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적인 요인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서 보호무역주의적 조치 도입 추세가 이어질 것이고, 내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행으로 환율, 이자율 등 국제금융시장 동요가 불가피하고 국제유가 변동성도 커질 것이란 점을 들 수 있다.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은 세계 평균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금년보다는 양호하겠지만 체감경기 개선 및 실업난 해소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과거 우리 경제는 회복기에 수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곤 했으나 세계 경제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하지만, 리스크 요인이 곳곳에 잠재되어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고, 우리 경제 역시 그러하다.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은 최악의 상황인데, 국회는 정쟁과 파행으로 경제 진작 법안 처리 시기를 놓치고 있다. 국회는 경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하고, 경제산업당국은 세계 평균 성장률에도 미치는 못하는 우리나라 수출입 실적과 내수 부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체감 가능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12. 17 인사이드칼럼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30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