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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산층 복원… 일자리 창출에 달렸다 - 연강흠
	2013-09-10
중산층 복원… 일자리 창출에 달렸다 가계의 3분의 1이 빈곤감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자신이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34.8%나 된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증가해 거의 2배에 이르렀다.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가계의 비중은 그만큼 줄었다. 지난 10년 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이상 늘었으니 더 잘 살게 된 건 분명하다. 그러나 평균소득이 늘었더라도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 더 많은 가계가 하류층으로 추락하게 된다. 일부 하류층은 심지어 예전보다 더 가난해질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 비중이 줄어들고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소득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와 소득 최상위 20%와 최하위 20%의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위소득 50% 이하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그 원인으로, 이혼 및 조손가정의 급격한 증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개시와 고령화 등 사회적 요인과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경제성장률 둔화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 경제적 요인이 꼽힌다. 글로벌 경쟁의 격화에 따른 기업들 간의 이익 격차도 개인의 소득 격차에 일조하고 있다. 실질적 빈곤화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심리적이고 체감적인 빈곤감이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 갈등도 이와 무관치 않다. 빈부 격차의 심화는 늘 정권을 위협한다. 복지 부문이 취약한 미국 정부는 저금리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남발로 하류층이 빈곤감을 미처 체감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실질적 소득 증가 없는 이러한 사탕발림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증가로 빈곤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교훈도 남겼다. 하류층 해소를 위한 대책을 제시해 본다. 우선, 직책 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임금 체계를 과감히 조정해야 한다. 고용연수에 따라 연봉의 차이가 크면 기업들은 고령 직원의 퇴직을 유도해 비용을 줄이려고 한다. 남은 자와 떠난 자 간의 빈부 격차는 상당히 커진다. 노후가 불안한 상태에서는 떠나지 않으려고 더욱 극렬히 노조 활동을 한다. 기업이 강성 노조에 맞서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신규 투자를 줄이게 되면 일자리는 만들어지지 않고 청년들은 아예 고용조차 되지 못한다. 학습능력을 높이고 창의적 인력을 키우는 교육 혁신도 필요하다. 그 동안 기술의 발전에 따른 고급 인력의 수요는 대학진학률의 상승으로 해결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첨단 기술의 개발로 일인당 업무 영역이 확장되면서 소수의 능력자가 다수의 인력이 수행하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학진학률을 늘리거나 전통적인 교육으로 인력을 고급화하는 데도 한계에 이르렀다. 소득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라도 교육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직접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는 고급 서비스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제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더 이상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월등히 높으나 서비스업의 경쟁력은 매우 낙후돼 있다. 기술 경쟁력 향상으로 서비스업의 소득을 늘리고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정부는 의료·교육·법률·관광 등에서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영화·게임·소프트웨어·외식업 등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 의사나 변호사 등의 전문직에 버금가는 고급 일자리를 창출토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박근혜정부가 내건 창조경제가 경제성장과 일자리 증가로 가시화돼 다음 번 조사에서는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수가 대폭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3. 9. 9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90901073137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