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遺傳子(유전자) 자원 이익공유 시대에 잠자는 國益 - 최원목
2013-08-28
遺傳子(유전자) 자원 이익공유 시대에 잠자는 國益 대부분의 생물자원에는 유전자(遺傳子)가 있다. 이런 유전자원을 이용해 의약품·화장품·식품 등을 만들어 커다란 수익을 올리는 유전자원의 '블루오션' 시대가 오고 있다. 조류독감의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 때, 유일한 치료약을 개발한 스위스의 로슈(Roche)사는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다. 중국 남부에서 주민들이 '팔각회향'이라는 식물에서 치료 효과를 보고 있는 것에 주목한 로슈가 팔각에서 시키믹산을 추출해 타미플루를 제조한 데 따른 보상이다. 로슈가 10년 동안 생산 시설을 완전 가동하더라도 세계 인구가 복용할 타미플루의 20%밖에 생산할 수 없다고 하니, 앞으로 또 얼마나 수익을 올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타미플루 사례를 보는 자원 부국들의 눈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남의 나라 유전자원을 마음대로 활용해서 수익을 올리는 시대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유전자원 이익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가 2010년 탄생했다. 현재는 18개국이 비준을 마쳤으며, 20여 개국이 새로 비준 절차를 밟고 있다. 또 EU 27개국이 무더기로 금년 말쯤 비준할 예정이어서, 내년이면 의정서의 '발효 요건'인 50개국 이상이 비준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정서에 따르면, 남의 유전자원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려는 사람은 유전자원 원산지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제품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유전자원 제공자와 공유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유전자원을 반출해갈 수 없도록 국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익공유' 제도를 생물다양성 보호 차원에서 국제적 환경보호의 이름하에 시행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의정서 비준 입장은커녕 관련법 정비 작업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평창에서 내년 10월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가 개최되는데도 말이다. 우리가 의정서 비준을 미룬다고 우리 바이오 기업들이 외국의 유전자원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국제적으로 이익 공유에 관한 국내 법규가 완비되고 있는 추세여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 곳곳에서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 허가와 이익 공유 체제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의정서 가입국이 아니면 의정서상의 '공평한' 이익 공유 원칙도 주장할 수 없고 우리의 유전자원을 외국 기업들이 수탈해 가도 속수무책이다. 하루속히 국내 법령을 완비해 생물다양성 총회 개최 국가로서 선도적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심어야 한다. 어차피 막이 오른 생물자원 전쟁의 시대에 우리의 생존 전략은 시대의 흐름을 앞서 나가 실리를 챙기는 길밖에 없다. 우리와 유사한 처지에 있는 일본이 왜 총 2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개도국 지원을 약속하면서까지 유전자원 이익 공유 체제 수립에 앞장서서 의정서 이름에 '나고야'를 새겨 넣었는지 주목해야 한다. 우리도 '평창'의 이름을 역사에 남길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국제사회에 부끄럽지 않게 최소한 50만달러 정도의 기부라도 약속해야 하지 않을까. 의정서 비준과 관련된 부처들이 효과적으로 업무 협조를 하기 위해 행정 관리 시스템도 정비하고, 기업들도 교육시켜야 한다. 또 생물자원을 많이 보유한 개인이나 지역공동체에도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인식시켜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 우리 굴지의 바이오 회사들이 '유전자원 수탈자(biopiracy)'로 낙인찍혀 처벌당하고 이들이 보유한 특허권이 취소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러한 작업들을 한꺼번에 진행하려는가?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조선일보 2013. 8. 28 사외칼럼 <원문>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8/27/2013082704317.html?r_head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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