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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長 이끌 稅制개혁 지향해야 - 양준모
2013-08-19
成長 이끌 稅制개혁 지향해야 정부는 세 부담이 증가하는 기준 연소득을 345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 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수정안에는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만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책의 실시 시기와 방향, 추진 방법이 적절해야 한다. 1997년 일본이 재정 확충을 위해 소비세를 3%에서 5% 인상했다가 간신히 살아나려는 경기를 주저앉혀 버린 적이 있다. 현 아베 정권은 재정 확충보다는 성장을 위해 오히려 법인세 인하(引下)를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다면 불황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정책의 방향에도 문제가 있다. 불황으로 상반기에만 10조 원의 세수가 부족했음에도 경기를 후퇴시키는 증세(增稅) 정책을 쓴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복지 공약에 필요한 135조 원을 근로소득세로 충당하려면 지금보다 1억 명의 근로자가 더 필요하다. 따라서 근로소득세를 개정(改正)하는 것은 효과적인 수단도 아니다. 추진 과정도 공감과 소통 부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복지 지출의 누수도 막고, 복지 공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 때 포퓰리즘적 공약을 앞다퉈 내놨던 정치권의 반성이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대만의 1.6배, 싱가포르와 홍콩의 1.4배다. 일본보다도 높다. 이번 ‘2013 세법 개정안’대로 할 경우 조세부담률은 2012년 20.2%에서 2017년 21%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OECD 평균에 비해 법인세와 재산세 비중이 크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져 경제성장은 더 둔해질 것이다. 현재의 세입과 세출 구조에서 경제성장률이 4% 이하로 떨어지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를 유념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명실상부하게 ‘경쟁력을 갖춘 공평하고 원칙 있는 세제’를 마련하기 위해선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조세 정책에서 이데올로기를 배제해야 한다. 대상보다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정책은 착한 정책이고, 대기업에 매기는 세금은 착한 세금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번 개정안도 이러한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원칙을 버렸다. 양질의 일자리는 대기업이 창출한다. 중견기업도 배제하고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에만 지원하는 정책은 노동시장을 왜곡한다. 경제민주화라는 미명 아래 이전가격의 문제를 증여세로 과세하고 지배구조에 따라 차별하는 과세는 원칙에서 벗어난 조세 정책이다. 이러한 것들을 원위치로 돌려놔야 한다. 둘째, 종합적 복지 시스템을 지원하는 조세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공적 부조, 사회보험, 민간보험 등이 국민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조세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만이 보육·교육·건강·노후를 책임지는 체제는 국민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도 없고 효율적이지도 않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다층적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지원하는 조세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성장(成長)을 견인하는 조세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자 세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세수 확보라는 눈앞의 목표에 집착하기보다는 경제성장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연구·개발(R&D) 투자, 벤처 투자 등에 대한 세제 개편을 통해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국가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체제로는 ‘국민 행복 시대’를 열 수 없다. 저출산, 양극화, 복지수요 증가의 핵심 원인은 모두 저성장이다. 성장을 위한 조세 체계 재편으로 국민 행복 시대의 단초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양준모 (연세대 정경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3. 8. 16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81601073937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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