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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 관세화 머뭇거릴 시간 없다 - 정인교
	2013-07-24
쌀 관세화 머뭇거릴 시간 없다 쌀 관세화 연장 문제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은 더디기만 하다.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에 따라 농산물을 포함한 모든 재화의 수입이 관세화 방식으로 개방됐다. 우리나라는 쌀이 갖는 특수성을 고려해 2004년까지 10년간 관세화를 유예받되 일정 수준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 즉 최소시장접근(MMA)을 허용하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국내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항구적으로 일정 물량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부담에도 우리 농업계는 쌀 관세화 유예를 정부 측에 촉구했다. 2004년 말 다시 관세화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농업경제학자, 통상학자들은 의무수입 물량을 확대해주고 관세화를 유예받기보다는 차라리 관세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강경한 농업계의 반발에 묻히고 말았다. 2004년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면서 우리나라는 의무수입 물량을 2005년 22만5575t에서 매년 2만347t씩 증량해 2014년에는 40만8700t으로 늘리기로 이해당사국과 합의했다. 이들 물량은 중국(56.6%) 미국(24.4%) 태국(14.6%) 호주(4.4%) 등 4개국에 국별 쿼터로 제공되고 있다. 2014년 말 우리나라는 쌀 관세화 유예를 다시 연장하거나 관세화를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업 및 통상당국에서는 쌀 관세화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쌀 산업 발전포럼`을 조직해 쌀 관세화 논의를 활성화시키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쌀 관세화 여부는 지금 당장 논의를 시작해도 이미 늦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세화 유예 대가로 의무 물량을 수입하는 부담이 심각함은 일본의 쌀 관세화 선택에서 파악할 수 있다. WTO 출범 당시 우리나라와 같이 쌀 관세화를 유예했던 국가는 일본 대만 필리핀 등이었다. 일본과 대만은 각각 1999년과 2003년 늘어나는 의무수입 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쌀 관세화로 전환했다. 필리핀 역시 의무 물량 부담의 한계를 느껴 WTO에 의무 물량 면제를 신청했다. 의무 면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관세화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우리나라만이 쌀 관세화 유예 국가가 될 것이다. 쌀 의무수입 물량 증대에 따른 부담은 우리나라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양곡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절반으로 감소했다. 내년도 의무수입 물량은 41만ｔ이고 이는 우리 국내 소비량의 12%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쌀 관세화를 유예하게 되면 의무수입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고, 국내 쌀 재고량이 적정 수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무수입량을 증가시키면서까지 쌀 관세화를 유예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달 발표된 `신통상 로드맵`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농림수산식품부와 협의해 쌀 관세화 정부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 3.0 기조에 따라 정보를 적극 개방ㆍ공유하고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ㆍ협력함으로써 통상 정책의 추진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한다. 쌀 관세화 문제는 산자부의 통상 정책 역량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쌀 관세화를 범국가ㆍ범부처의 통상 현안으로 설정하고 농식품부와 협의 및 이해당사국과 협상을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 가급적 올해 안에 협상을 타결해야지, 만약 내년까지 지속되면 지방선거로 쌀 관세화가 정치쟁점화되어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쌀 관세화 협상의 관건은 쌀의 관세상당치 설정이 될 것이다. 일본과 같이 778%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게 되면 관세화를 하더라도 쌀 수입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협상의 부처 간 소통ㆍ협력으로 쌀 관세화 협상 성과를 거두어 정부 3.0 시대를 열었으면 한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MK뉴스 2013. 7. 23 인사이드칼럼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622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