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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야 서비스산업 强國될 수 있다 - 연강흠
2013-07-10
용기 내야 서비스산업 强國될 수 있다 머지않아 한강 둔치를 산책하면서 삼겹살 굽는 냄새를 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1단계 ‘서비스산업 대책’에 따르면 공원에서의 취사가 일부 허용되기 때문이다. 바비큐를 위한 시설사업이 유망해지니 중소기업 및 영세 자영업자 육성에도 잘 들어맞는다. 이렇듯 박근혜정부가 처음 내놓은 서비스산업 대책은 세금·금융 등 각종 제도상 제조업체와의 차별 해소, 서비스 분야 인력 양성 및 직원교육 확대, 산업 현장의 애로 해소 등 비교적 다루기 쉬운 과제를 담고 있다. 야심적 개봉작에서 주연들은 다 빠지고 조연들만 출연하니 초반 흥행에 많은 별점을 주기는 어렵다. 이번 대책에는 정권 초기에 기대할 수 있는 혁신적 산업 구조조정이 모조리 빠져 있다. 그동안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 완화의 핵심은 금융을 비롯해 교육·보건 및 의료, 전문 자격사 분야 등이었다. 그런데 융·복합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대통령이 지시했던 ‘원격진료 허용’마저 빠져 버렸으니 외국의 영리 교육기관 유치,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약국법인 설립, 비변호사의 로펌 설립, 카지노 허용 등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굵직한 사안들은 명함도 못 내민다.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렀다. 글로벌 시장에서 극한으로 경쟁하는 대기업은 인건비를 포함한 원가 절감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업무 전산화, 공장 자동화와 아웃소싱, 생산 기반의 해외 이전 등으로 성장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지금 마련 중인 창조경제라는 플랫폼에서 서비스산업의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완화로 산업의 구조조정에 착수해야 한다. 서비스산업은 고용의 70%,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면서도 홀대를 받고 있다. 내용이 허술하고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숙박·음식점, 오락·문화·운동, 가사 서비스 등 개인 서비스업이 주를 이루는 것이 원인이다. 규제 완화는 지식경제 중심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다른 산업에 대한 시너지효과도 크며, 수출도 기대되는 서비스업의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 금융·보험업, 사업서비스업 그리고 교육과 보건·의료 부문이 그것이다. 그래서 과거 정부들도 육성 대책을 놓고 수없이 논의해 왔지만 이익집단과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거센 반발에 부닥쳐 결국은 구체적으로 제도화하지 못했다. 경제자유구역 내에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시늉만 하고 규정은 까다롭게 해서 외국자본을 전혀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도 156만 명의 의료 관광객을 유치했는데 우리는 고작 15만여 명이라고 하니 이러다가는 의료 후진국으로 전락할 처지다. 법무법인·회계법인·특허법인으로 구분된 서비스를 한 데 묶은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나 약국 대형화 및 원격진료 의료광고 허용 등은 밥그릇 싸움으로 꽉 막혀 있다.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국가 미래를 위해 정부가 용기를 내야 할 때다. 박정희정부가 제조업 강국(强國)으로의 전환을 완벽히 이뤄냈다면 박근혜정부는 서비스업 강국으로의 기반을 닦아 선진국 안착을 완성해야 한다. 아직 내용과 발표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2단계 대책’에 기대해 본다. 그러나 정부가 이익단체에 휘둘린 정치권의 반발과 갈등을 두려워해 지레 겁을 먹고 눈치만 보다가는 지난 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논의만 무성하다가 말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수는 없다. 정말 구더기가 무섭다면 한 식품명인처럼 파리가 항아리 속에 들어가 알을 낳지 못하도록 항아리를 온실 하우스에 넣고 통풍이 잘되는 방충망을 설치해서라도 장은 담가야 한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3. 7. 9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70801073137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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