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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核 포기’ 압박하기 위한 3 원칙 - 정진영
	2013-07-05
‘北核 포기’ 압박하기 위한 3 원칙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가 됐다. 지난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자초한 일이다. 모든 국가가 비핵화(非核化)를 요구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사면초가(四面楚歌) 형국이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자 혈맹인 중국마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실제로 이행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브루나이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도 의장성명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27개 회원국 중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이처럼 ‘국제적 고아’ 신세가 된 북한이 들고 나온 카드가 대화 공세다. 한국과 미국에 대화를 제의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찾아가 비핵화 공조를 약화시키려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별반 효과가 없다. 북한의 요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미국은 대화 이전에 북한 당국이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조치들을 먼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우리 정부도 남북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북한 당국의 성의 있는 자세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핵과 경제 개발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병진노선은 불가능하다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물론 중국은 한·미·일과 약간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국이 의장인 6자회담 카드를 내세워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6자회담의 다른 당사국들을 설득하려면 북한부터 먼저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지금까지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내용들을 준수하지 않는 한 6자회담 개최를 통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 중국의 입장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북한을 어떻게 다뤄 나가야 할 것인가.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북한 비핵화 원칙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누차 강조한 것처럼, 북한의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 북한은 반드시 핵을 포기해야 하고, 우리의 대북 정책이나 국제적 노력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둘째,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 없다는 원칙도 견지돼야 한다. 고립무원의 북한을 우리가 나서서 도와주면 북한이 우리 정부에 고마움을 느끼고 남북관계가 잘 풀릴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다. 북한의 곤궁만 완화시켜 주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공조를 약화시키며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게 할 따름이다. 셋째, 대북 경협(經協)과 인도적 지원의 제공에 있어서도 북한에 끌려 다녀선 안 된다. 북한의 특수성보다 국제사회의 보편성에 입각한 남북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그래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고 남북관계도 돌담을 쌓듯이 차곡차곡 축적하며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북한은 출입 제한 3개월 만인 3일 개성공단 기업인과 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입주 기업들이 기계 장비의 철수와 이전을 우리 정부에 요구한 직후에 나온 반응이라 주목된다. 북한은 자신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철수하는 바람에 올스톱된 개성공단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재가동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또 다시 북한의 대남 전략의 일환으로 희생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번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해야 하고 공단으로부터의 철수를 포함한 기업 활동의 자유가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흐지부지 넘어갈 일이 아니다. 북한의 비핵화,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대화, 국제적 기준에 기초한 남북 경협의 세 가지 이성적 원칙이 ‘우리 민족끼리’라는 감성적 구호의 함정을 벗어나고 이겨나갈 때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향한 긴 여정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 정진영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3. 7. 4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70401073137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