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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분법적 경제민주화 立法 안된다 - 유호열
	2013-06-26
이분법적 경제민주화 立法 안된다 지난 17일 시작해 오는 7월 2일까지 여의도 국회 앞에서 포퓰리즘적 경제 악법을 철폐하라는 교수·지식인·대학생 릴레이 1인 시위를 계속하는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흔들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10여 년 전에 출범한 시민단체다. 자유민주주의는 정치적 자유와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문화 모든 영역에서의 핵심 가치와 비전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우리 삶의 목표이자 현실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19세 이상이 되면 1인 1표의 투표권과 참정권이 보장됨으로써 자유와 동시에 평등권이 보장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제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의 불평등과 차별,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보장돼 있다. 단순히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 차원뿐만 아니라 정당 등 각급 각종 조직 결성과 출판·언론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개인의 부족함을 보충하고 집단의 이해관계를 극대화할 수도 있는 신축적이고 보편적인 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는 이론이자 역사이고 현실이다. 경제민주화는 개념의 모호성과 모순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는 모두가 수긍할 만한 점이 있다. 더구나 60년의 짧은 기간에 식민지를 벗어나 전쟁을 겪고, 독재와 군부 권위주의 체제, 그리고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과도기를 거쳐 완전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진입을 완성하고, 1인당 국민총생산(GNP) 75달러에도 미달해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원조에 의지하던 가장 빈곤한 후진 경제체제에서 수출 주도형 산업화와 중화학공업 그리고 정보화산업까지 숨 가쁘게 개도국과 중진국을 거쳐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발전한 우리로서는 민주화만큼 가슴 벅차고 희망에 찬 메시지가 없다. 4·19 학생혁명과 광주항쟁도 모두 민주화를 위한 희생이었고 결과적으로 민주화는 오늘의 우리를 있도록 했으며 내일도 우리가 지향해야 할 신성 아이콘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에 민주화를 접목시킨 경제민주화가 자유와 평등,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만족시킬 완판 해법으로 인식될 만한 여지는 충분히 있었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누구보다도 경제민주화에 많은 애착과 관심을 보였고 이를 공약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지층을 확보했으며 그 결과 선거에서 승리하는 한 동인이 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 리더십은 원칙에 충실하고 약속을 철저히 지키려는 노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외 정세가 너무나 급격하게 변화하고 이러한 변화의 파장이 박 대통령 자신이 선호하던 ‘경제민주화’의 순수함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극소수 대기업의 횡포와 전횡을 전체 기업 간, 전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 왜곡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마치 ‘갑과 을의 나라’로 환치해 ‘을의 반란’을 대세요 시대정신으로 선전하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하고 선정적인 포퓰리즘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을의 반란’을 기조로 경제 분야의 모든 영역을 망라해 기존 시장질서의 근간을 파괴하고 우리의 성장 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는 각종 경제 입법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경쟁적으로, 또 졸속으로 추진되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가치와 정체성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근본을 ‘갑과 을의 나라’로 도식화(圖式化)하고 대기업에 착취당하는 대다수 중소기업과 선량한 시민 대중을 위한다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19세기 초 산업화사회의 실태를 ‘자본주의’라는 개념으로 단순화하고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을 선동하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수법과 다를 바 없다. 여의도 국회 앞 광장의 1인 침묵시위의 진정성과 고민을 여야 정치인은 직시하기 바란다. 유호열 (고려대 인문대 교수·북한학 / 바른사회 공동대표) 출처 - 문화일보 2013. 6. 25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62501073137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