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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남분열 노린 北 노림수 경계해야 - 정진영
	2013-06-14
남남분열 노린 北 노림수 경계해야 남북당국회담이 결렬되면서 한반도 운명이 전 세계 주목을 끌고 있다. 12~13일로 예정됐던 회담이 무산된 것은 아쉽기도 했지만 북한 본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남북한 간에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우리 모두 한반도에 긴장을 원하지 않고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염려한다. 다만 도발과 위기 조장에 이어 대화를 통해 이익을 얻어내는 북한의 반복되는 대남정책 패턴을 고려할 때 대화를 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이제 남북관계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 자체가 아니라 대화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목표와 대화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남북 대화가 결렬되면서 양비론적 시각에서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주장들이 나온다. 그러나 남북당국회담 격식이나 의제와 관련해 우리 원칙과 주장을 고수한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대화는 재개될 것이다. 북한이 우리보다 더 남북 대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중국은 북한에 대해 과거와 사뭇 다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적극 동참하고 제재 조치들을 실제로 이행에 옮기고 있다. 며칠 전 미ㆍ중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양국이 공동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ㆍ미ㆍ중 3각 공조도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외부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북한이 국제적 난관을 극복하는 거의 유일한 돌파구는 남북대화에 있다. 남북대화가 잘 진행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공조를 약화시킬 수 있고, 북한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중국의 분노도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 남북대화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면 남에서 북으로 경제 지원도 증대될 것이다. 이달 27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 입지도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이익 계산에 빠른 북한 당국이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다. 북한 당국 관점에서 지금 상황은 자신들에게 너무나 불리하다. 자칫 남북대화를 통해 별로 얻을 게 없다고 염려할 수 있다. 이번에 남북당국회담을 무산시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북한은 우리를 비난하며 회담을 무산시킴으로써 우리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정부가 수세에 몰리는 상황을 바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북한 당국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우선 정부가 처해 있는 딜레마를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남북 긴장에 따른 군사적 충돌 위협이나 경제적 손해를 원하지 않는다. 남북관계 복원을 원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 말처럼 북한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한ㆍ미ㆍ중 국제공조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남북대화가 북핵 반대 국제공조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남북한 신뢰 프로세스를 주장하는 박근혜정부는 남북관계 복원이라는 정치적 유혹을 뿌리치고 남북관계에 악순환을 끊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북한 측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약속들이 한낱 종이쪽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자주 보았다. 따라서 남북회담 목표는 북한 당국이 비핵화와 개혁ㆍ개방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매우 근본적인 것이어야 한다. 취임 100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고 원칙대로 남북 문제를 추진한 부분에 대해 높은 지지를 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당국회담이 결렬됐지만 우리 정부는 더 멀리 내다보면서 냉정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정진영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6. 14 기고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464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