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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와 돈이 몰리면 창조는 자연스레 따라와 - 오정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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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1 | |
| 인재와 돈이 몰리면 창조는 자연스레 따라와 실리콘밸리는 산호세 등 20여개 도시로 구성된 샌프란시스코만 서남부 지역이다. 구글·애플·인텔·오라클·페이스북·트위터·이베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적인 첨단 정보통신 회사들이 즐비한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산업 메카다. 그뿐 아니라 수천 개의 창업 벤처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어서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모델로서 손색이 없다. 실리콘밸리를 둘러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탔다. 첫눈에 놀란 건 서울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인도 승객이 엄청났다는 점이다. 승무원에게 물어봤더니 승객의 절반 정도인 180여명이 탑승했다고 한다. 뉴델리발 서울행 비행기 도착 시간과 서울발 샌프란시스코행 시간이 맞는 날은 대략 이 정도는 된다고 한다. 실리콘밸리에 도착해 며칠간 머물렀던 작은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인도 사람이고 간간이 중국인이 보였다. 대략 80~90% 정도가 인도 엔지니어와 그 가족이라고 한다. 바로 이런 현상 때문에 서울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그토록 인도인이 많았던 것이다. 한국은 청년실업자가 110만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고 그중 이공계의 어려움은 더하다. 정부도 청년 창업 지원 등 여러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첨단 정보통신 기업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에 진출할 정도가 되지 못하는 청년들이 국내에서 창업해 생산하는 상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영어가 부족하거나 학력 수준이 낮으면 교육제도를 개편하고, 연구소가 부족하거나 산학 협력이 안 되면 제도를 보강해서라도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첨단기술 엔지니어를 배출해야 한다. 그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국 경제 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 안 되는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로는 성공할 수 없다. 실리콘밸리는 이렇듯 인재만 모이는 곳이 아니다. 인재 다음으로 중요한 돈이 몰리는 곳이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어 만든 수천 개의 창업 벤처기업이 밤낮없이 새로운 상품의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니 어떤 벤처기업과 상품에 투자해 일확천금을 벌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탐색하는 엔젤투자자·벤처캐피털 회사가 몰려드는 것은 당연하다.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벤처기업이 없는데 엔젤투자자·벤처캐피털 육성한다고 외쳐봤자 공염불이다. 미국 벤처캐피털 회사들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의 작은 도시 멘로파크의 샌드힐로드에 몰려 있다. 이들은 동물적 후각으로 상품이 될 만한 벤처기업들을 탐색해 투자하고 이사회에 참가한다. 투자기업이 성장하면 인수할 만한 대기업을 물색하거나 나스닥 상장 준비에 여념이 없다. 구글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의 아름다운 도시 마운틴뷰는 벤처기업, 벤처캐피털, 첨단 정보통신 대기업 담당자의 모임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활기가 넘친다. 이게 바로 창조경제의 생태계다. 세계의 인재를 불러 모으는 우수한 대학과 연구소가 있고 첨단 정보통신 대기업이 즐비한 곳. 이 순간에도 새로운 상품이나 틈새 상품을 연구개발해 큰돈을 벌기 위해 청춘을 불사르는 수많은 벤처기업이 생겨나는 곳. 우수한 창업 벤처기업을 탐색하는 본능적인 후각과 금융 능력이 우수한 투자 회사가 몰려드는 환경. 정부가 할 일은 대학과 연구소를 지원하고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없애는 것이다. 또 금융을 자유롭게 해 주고 정확한 벤처기업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해 인재들이 몰려들 수 있게 해주면 된다. 단기 성과를 보려는 과욕으로 정부가 섣불리 앞서서 기술을 평가하고 유망 기업을 선정해 자금 지원하는 등의 인위적인 정책은 오히려 생태계를 고사시킬 뿐이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경 2013. 5. 20 경제칼럼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3873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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