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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특구 `투자매력` 있어야 - 류동길
	2003-08-07
경제특구 `투자매력` 있어야 인천의 송도·영종도·청라지구 등 3개 지역 6000여만평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인천은 물론 한국이 동북아시아 중심지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걸려 있다. 하지만 간판만 내걸었다고 해서 경제자유구역이 저절로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인천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上海) 등 경쟁 지역에 비해 출발이 늦었다. 그런 만큼 외국 기업에 더욱 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외국 기업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투자 지역을 만들려면 노사관계를 비롯한 기업 환경을 국제기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야 한다. 조세 감면 혜택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경제자유구역법의 기본 취지에 걸맞게 지방세법과 개별법을 손질해야 한다. 외국인의 교육·의료·주거 등 기본 생활 여건도 외국인에게 매력적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내국 기업과의 역(逆)차별, 다른 지역과의 불균형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 유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우리나라 경제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런데 이번에도 노동계는 노동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일부 관련 단체는 환경 파괴와 교육·의료의 공공성 훼손을 이유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철회를 촉구했다. 스스로는 변하지 않고 지구촌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고 한다. 중국 경제는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와 지도층 인사들의 리더십에 힘입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줄어들고 있다. 기업하기가 어려운 나라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실업을 말하고, 주5일제에 매달린다. 미국의 앨라배마 주는 현대자동차 공장을 유치했다. 공장 부지의 무상 지원은 앨라배마 주의 법에 어긋나는 것이었지만 그 법까지 개정했다. 공장 앞에서 고속도로까지 2㎞ 구간에 4차로 도로를 내주었다.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직원 자녀들의 학교 입학 수속까지 대행하고, 노조 없는 공장을 약속했다. 무엇 때문에 미국에서 이런 일을 하는가. 일자리 창출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30여개 부품 업체도 미국 현지로 나간다. 한국 기업의 해외 탈출이 늘어나고 외국 정부의 한국 기업 유치 전쟁이 일어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의 일자리 감소와 한국 경제 성장 엔진의 정지 또는 감속이다. 외국인들에게 비치고 있는 한국을 보자.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동북아 경제중심 구상’ 포럼에서 한국 주재 외국 기업인들과 금융인들은 “한국의 일류 기업도 외국으로 나가는데 웬 허브(hub)냐”고 쓴소리를 했다. 매킨지가 아시아·태평양지역 금융기관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은 금융중심 도시 순위에서 홍콩·싱가포르·도쿄·상하이·베이징(北京)에 이어 6위에 머물렀다. 외국인의 눈은 이렇다. 이제 이런 시각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우리 앞에 왔다. ‘동북아 경제중심’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과 같은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구체적인 실천이 따라야 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이런 정책 목표 실천을 위한 하나의 가시적 발걸음이다. 2020년까지 14조원이 넘는 개발 비용을 투입하면 외국인 직접투자는 240조원, 생산유발효과는 869조원, 새 일자리는 211만개가 창출될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이런 장밋빛 전망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대치에 불과할 뿐 투자하기에 좋은 지역을 만들면 기업은 몰려오게 되어 있다. 인천 경제자유지역을 여타 경쟁 지역보다 우월한 곳으로 만들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워라. 인천에 이어 다음에 지정될 다른 지역도 이러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계도 힘을 보태야 마땅하다. 그래야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언제까지 외국 기업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서 세계의 흐름을 외면할 수는 없다. 이 땅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우리의 일 자리를 만드는 우리 기업이 아닌가. 류동길 (숭실대 경제학 교수 / 시민회의 회원) 출처 - 문화일보 2003. 8. 7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