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 자료 > 바른사회 칼럼

	不法농성 수수방관해선 안된다 - 김민호
	2013-04-01
不法농성 수수방관해선 안된다 경찰청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무려 35곳에서 장기 불법(不法)농성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덕수궁 앞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012년 4월부터 300일이 넘게,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사 안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12년 8월부터 200일이 넘게 장기 불법농성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대형 천막과 액화석유가스(LPG)통, 소형 발전기, 취사용 난로, 전기포트와 전기 담요 등을 갖춘 거주형 농성촌을 만들어 장기 불법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행정력을 발동해 이를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농성촌 화재로 국가 문화재가 훼손되고, 수문장 교대식을 보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외국 관광객의 눈과 카메라 렌즈에 농성촌의 불법 행태가 그대로 노출돼 대한민국의 국격을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있음에도 경찰이나 해당 지자체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론에 떼밀려 행정상 강제를 할 것처럼 하다가도 시위대가 조금만 저항하면 충돌로 인한 인명 피해의 우려, 시위대 인권 보호 등을 내세우며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일이 벌써 서너 차례 반복되고 있다. 철거에 나선 공무원들이 버스에서 내리지도 않고 일부만 내려 현장을 잠깐 둘러보는 것으로 강제집행을 끝냈다고 하니 참으로 참담하고 한심한 일이다. 무법천지에 떼법만이 판을 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교과서와 같은 이야기는 더 이상 할 필요도 없다. 일반 시민들은 물론 농성촌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당사자들도 자신들의 행동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말끝마다 ‘민주’를 운운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심각하게 법치를 훼손하고 공권력을 우습게 만드는 일을 해선 안 된다.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미래를 신뢰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현재의 어려움을 참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합의해 만든 법을 스스로 준수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됐다. 자유민주주의의 사상과 이념이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불법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 법을 어기는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뿌리를 뒤흔드는 매우 위험한 행위다. 아무리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도 법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정당화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치 때문이다. 불법의 방치를 사회통합을 위한 관용(寬容)으로 정당화해서는 결코 안 된다. 갈등 해소를 통해 사회통합이 이뤄진다면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국가 역량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관용만으로 사회통합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특히,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관용과 타협에 지나치게 함몰되다 보면 법치와 원칙을 심각하게 후퇴시킬 수 있다. 법질서를 깨뜨리고 원칙을 무너뜨리는 세력의 떼법 행위를 수수방관하는 것을 사회통합을 위한 대승적 결단인 것처럼 포장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바로 가장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떼법으로 초법적 힘을 과시하려는 세력이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공권력을 형해화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봐선 안 된다. 불법과 떼법을 눈감아주는 지자체의 장(長)들은 다음 선거에서 현명한 주민들로부터 분명히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경찰과 지자체는 불법 장기 농성에 대해 적법하지만 엄중한 공권력을 발동해 무법과 떼법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주기를 기대한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바른사회 사무총장) 출처 - 문화일보 2013. 3. 29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32901033937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