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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축소 않으면 공약 실천 어렵다 - 이영
2013-03-27
복지축소 않으면 공약 실천 어렵다 '창조 경제' 논란에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이슈는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세우는 일이다. 박근혜 정부는 4대 중증 질환 치료 국가 보장, 기초노령연금 확대, 무상 보육 등을 중심으로 복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추가 재원 136조원은 세출 구조조정(83조)과 세입 확충(53조)으로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복지 공약 실천을 위한 이런 재원 조달 방안은 실현 가능한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증세(增稅)와 특단의 세출 구조조정 조치를 하지 않으면 현재의 재원 조달 방안으로는 필요한 재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밖에 마련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세출 구조조정이 계획한 만큼 큰 규모로 시행되기 어렵다. 정부는 재량 지출의 7%를 일괄 축소하고 SOC·경제·교육·연구개발·국방 등 예산을 삭감해 매년 추가 재원 15조원을 복지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삭감 대상에 포함되어 있는 예산도 경직성이 강해 지방교육교부율 인하와 같은 특단의 조치 없이 대규모 재원을 마련하기는 불가능하다. 정권 초기 재량 지출을 삭감하겠다는 시도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지만 대부분 흐지부지됐다. 둘째, 정부의 세입 확충 계획은 세율 인상은 배제하고 비과세·감면 축소(연간 약 3조원), 세정(稅政) 강화(약 6조원), 금융 소득 과세 강화(약 1조원)만을 포함하고 있다. 일몰(日沒) 시기가 도래하는 비과세·감면을 과감하게 폐지할 것이라고 하지만 기득권처럼 돼 있는 비과세·감면을 폐지하는 관련 법 개정이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정 강화를 통한 탈루 세금 축소는 효과가 있겠지만 6조원은 달성하기 불가능한 수준이다. 셋째, 자연적인 세출 증가를 넘는 세수 증가분은 향후 몇 년간 약 5조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적인 세수 증대분은 2000년대에 매년 8~9% 정도였으나 국제경제 여건이 나빠지고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2010년대에는 5~6%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세계경제가 지속적으로 저성장을 보이고 있다. 향후 몇 년 동안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4%보다 낮은 2~3%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세수가 제대로 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결국 복지에 추가될 수 있는 재원은 세출 구조조정에서 약 7조원, 세입 확충에서 약 5조원, 자연적인 세수 증가분 약 5조원 등 필요한 재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야 할 것은 복지 지출을 줄이고 재원을 더 확보하는 일이다. 복지 지출 축소는 약속된 복지 사업에 대한 재검토까지 포함하여야 한다. 대표적으로 4대 중증 질환 치료 국가 보장은 실효성은 낮으면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 문제를 일으켜 현재 계획된 재원의 몇 배가 들 가능성이 있다. 재원 추가 확보를 위해서는 개인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개인소득세의 최고 세율 구간을 현재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추고 최고 세율을 40%로 인상하면 연 약 1조원 세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법인세를 2%포인트 인상하면 4조~5조원의 세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부가가치세 인상은 형평성을 높이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여 통일 대비 세원(稅源)으로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지 지출 효율화와 재원 추가 확충 논의가 더 늦기 전에 활발히 이뤄져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복지 확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이 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조선일보 2013. 3. 27 시론 <원문>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3/26/20130326026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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