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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불편 강요, 효과 없을것" - 김정호
2013-03-18
서울시 대형마트 두부·콩나물 판매제한 贊反 "소비자 불편 강요, 효과 없을것" 서울시의 품목제한 권고는 시민들의 입장을 무시한 일방통행이다. 비록 권고사항이라고는 하지만, 권력기관이 권고하는 데 무시할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 조치의 1차적 피해자는 대형마트들이다. 그러나 피해의 규모로 따지자면 소비자인 서울시민들이 입을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이다. 예를 들어 된장은 마트에서, 두부는 동네 가게에서 따로따로 사야 하는 불편은 작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높은 가격에 말이다. 서울시는 동네의 상인들을 위해 대다수 시민들에게 불편과 높은 물가를 강요하려는 것이다. 서울시의 주인은 전체 시민이지 상인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서울시장과 공무원들이 되새겨주길 바란다. 시민들 편에서 보면 대형마트는 적이 아니라 친구다. 낙후된 유통구조 때문에 시민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피해를 감수해 왔는가. 산지 가격과 소비자 가격 간의 큰 차이, 유통과정에서 신선도의 저하, 쇼핑하는 데 불편함 같은 것들이 낙후된 유통업 때문에 국민이 감수해야 했던 폐해들이다. 대형마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유통단계를 줄여서 마진을 줄였고, 시설을 현대화해서 식품의 신선도를 높였다. 날씨가 추우나 더우나 소비자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게 해줬고, 그것도 웬만한 것은 원스톱으로 할 수 있게 해줬다. 대화가 없던 가족들에게 온 가족이 나들이 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이번 조치는 시민들에게 그런 편리함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조금씩 현대화돼 가던 유통업을 다시 과거의 낙후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대형마트에 안정적으로 납품해오던 영세 중소기업들에도 날벼락 같은 소식이 될 것이다. 서울시는 아마도 재래시장이나 동네슈퍼들의 매출이 늘기를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반사이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값이 비싸지고 장보기도 불편해지기 때문에 소비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또 꿩 대신 닭이라고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못 사면 재래시장 대신 중형 슈퍼마켓으로 향하는 소비자도 많을 것이다.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상인들을 살리려고 대다수의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물가부담을 높이는 정책이다. 잃는 것은 많은 대신 얻는 것은 작은 정책이다. 서울시의 주인인 시민의 입장에서 이 정책을 재고하기 바란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3. 16 MK토론방 <원문>http://news.mk.co.kr/news_forward.php?domain=news&no=198436&year=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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