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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류 정치가 경제·기업 망친다 - 오정근
	2013-03-18
3류 정치가 경제·기업 망친다 한국에서 기업은 일류, 정부는 이류, 정치는 삼류라는 말이 회자된 지도 오래다. 문제는 삼류 정치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고 이류 정부가 일류 기업을 규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과는 한국 경제의 후퇴다.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은 악화일로다. 1962~1991년 29년간 연평균 9.5%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경제는 1992~2011년 20년간 연평균 5.1%의 중성장기로 내려앉은 후 최근에는 2% 성장에 머물고 있다. 1인당 소득 4만~5만달러대의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2%대 성장률이 2만달러대의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으니 한국 경제의 조로화 현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기업 투자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 10년간 투자증가율이 연평균 1.7%에 불과하니 성장동력이 살아날 리 없다. 2011년 2분기부터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7분기 연속 0%대에 머무는 등 저성장기에 접어드는 기조마저 나타났다. 한국 경제의 일본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 지속에는 2008년 이후 5년째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큰 요인이 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가계소비를 위축시킨다. 금융 부실도 증가시켜 기업 자금조달을 어렵게 해 투자도 위축시킨다. 그 결과 경기 위축을 초래하는 것이다. 일본의 1992~2011년 연평균 0.75%라는 초저성장의 ‘잃어버린 20년’도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가 주요 원인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주택저당채권을 매월 400억달러씩 직접 매입하는 이례적인 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정도다. 한국은 어떤가. 5년째 침체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이미 수차례 국회에 상정된 분양가상한제 폐지안이 이번에도 부결됐다. 경기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수정안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모든 국가들이 경기 회복을 위해 부동산 경기 부양에 노력하고 있는 추세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한국 정치권의 위기 의식과 현실 인식 수준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아베노믹스로 인한 원/엔 환율 절상도 풀어야 할 과제다. 원/엔 환율은 1995년 4월~1997년 2월 중에도 30% 절상돼 1995년 80억달러였던 경상수지 적자가 1996년에 230억달러로 확대되면서 1997년 외환위기를 초래했고, 2004년 1월~2007년 7월 중에도 47% 절상돼 2004년 323억달러였던 경상수지 흑자가 2008년 1~3분기 중에는 33억달러 적자로 돌아서면서 2008년 외화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적이 있다. 학계에서는 다시 과거와 같은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탄력적인 금융거래세 도입 등 적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에도 이미 유사한 법률이 상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 임시국회 중에 누구도 위기 예방을 위한 동 법안 논의를 주장하지 않았다. 한국 경제의 중요한 당면 과제 중 또 하나는 신성장동력 육성이다.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새 정부는 앞으로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창조경제에서 찾기로 하고 이를 실행해 갈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장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두고 벌이고 있는 정쟁이 가히 점입가경이다. 삼고초려로 모셔왔던 재외교포 장관 후보자는 한국의 정치 현실에 실망한 나머지 자진 사퇴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부동산 경기 부양과 환율 안정 대책에도 관심 없고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두고도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은 절망한다. 위기가 다시 오거나 저성장이 장기화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국의 삼류 정치도 끝내야 한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3. 18 경제칼럼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202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