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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 1년…활용률 더 높여야 - 정인교
	2013-03-18
한·미 FTA 1년…활용률 더 높여야 년 전 오늘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주년 성적표가 공개됐다. 통상 분야 관계 부처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로 비롯된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미국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FTA의 혜택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협정상의 관세 혜택 여부에 따라 품목별 수출 실적이 뚜렸해졌다는 점에서도 FTA의 실효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 석유 제품 등 FTA 혜택 품목의 수출은 10.4% 증가한 반면, 무선통신기기·반도체 등 관세 혜택이 없는 품목의 대미(對美) 수출은 3.6%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신고기준)는 발효 일자 기준 전년 동기(21억 달러) 대비 113.6% 증가한 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88.6% 늘었고, 신규 공장 설립 등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그린필드형 투자도 크게 증가했기에 FTA 허브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한·미 FTA 협정 발효 1년 동안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협정 발효 1년 전 대미 농산물 수입액은 71억 달러였으나, 협정 1년차에는 59억 달러로 낮아졌다. 북미 지역의 기상이변에 따른 미국의 곡물생산 및 수출이 감소했고,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으로 대체된 결과다. 협정 이행 초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심각한 피해를 준 농업 품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미 FTA는 어려운 대외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가 지탱될 수 있게 하는 버팀목이다. 미국 시장은 세계 경제의 약 21.6%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시장이고, 미국과의 FTA는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부분적으로 중소기업의 FTA 활용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고,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한·미 FTA 활용을 검토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올해와 내년의 세계 최대 통상 이슈는 미국과 유럽(EU) 간 FTA인 범(汎)대서양 무역투자 동반자협정(TTIP) 협상 타결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TTIP 무역 전환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우리 통상 당국도 서둘러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난 11일 발표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자료에 따르면, TTIP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대미 및 대 EU 수출은 각각 1억6700만 달러와 2억1700만 달러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투자전환, 무역규범 선도 등에서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그나마 미국 및 EU와 FTA를 체결했기에 무역 전환의 불이익 크기가 작아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KIEP 추정치는 한·미 FTA가 당초 기대와 같이 작동되고,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 없이 FTA상의 특혜관세를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전제로 추정된 것이다. 특혜 대상 품목을 기준으로 할 때 한·미 FTA 활용률이 60% 후반대인 것으로 계측되고 있으나 최소 80%는 되도록 FTA 활용 기반 조성에 정책 당국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많은 수의 중소기업이 FTA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전문 인력 양성 등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한·미 FTA 1년을 평가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통상 당국의 주도로 개최되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통상정책 주무 부처가 확정되지 않아 아무런 행사도 계획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당초 이달에 열리기로 돼 있던 개성공단 관련 한·미 FTA 협정위원회 회의도 연기됐다. 대외 경제 여건이 불투명한 현 시점에서 적극적인 통상정책과 통상 당국 역할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하루빨리 정부가 안정을 되찾고 세계 무역 규모 8위 ‘통상 대한민국’의 위상이 바로서기를 기대한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3. 3. 18 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31501073937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