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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지수와 농산물 가격 - 김용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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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8 | |
| 엥겔지수와 농산물 가격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2012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식료품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34만3000원으로 전년에 견줘 2.9% 증가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엥겔지수도 14.2%로 전년보다 다소 올랐다. 일반적으로 식료품은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필수재로서 모든 가계지출의 최우선 순위이다. 한편으론 소득이 높아지면 지출비중이 감소하는 재화의 특성을 지닌다. 엥겔지수는 소득이 높을수록 낮아지고 소득이 낮을수록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엥겔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서민 생활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료품 원재료의 대부분은 농산물이기 때문에 식료품 가격이 올랐다 하면 화살은 농산물 가격에 쏠린다. 실제로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안정됐지만, 체감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격은 많이 올랐다. 문제는 농산물 가격은 올랐다지만 농가의 경제사정은 별반 나아진 게 없다는 점이다. 주요국의 엥겔지수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지수가 다른 나라에 비하여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엥겔지수는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점차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엥겔지수가 50% 이상이면 후진국, 30~50%면 개발도상국, 30% 이하이면 선진국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엥겔지수는 평균적으로는 14.2%지만, 고소득층인 상위 20%는 11.6%로 평균보다 낮고, 저소득층인 하위 20%도 20.8%에 불과하다. 저소득 계층조차도 선진국 엥겔지수인 30%보다 낮은 수준인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농산물 가격이 공산품에 견줘 상대적으로 낮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그동안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저(低)농산물 가격 정책을 통해 농산물 소비자의 필수생계비를 경감시키는 정책을 펼쳐 왔다. 그 결과 저소득 계층의 엥겔지수도 20% 수준 내외로 안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렇지만 이런 성과의 뒷면에는 농업인들의 희생이 숨어 있다. 중국의 값싼 농산물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저농산물 가격 정책이 탄력을 받았다. 그렇지만 중국 농산물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런 정책기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농산물 가격의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피땀 흘려 농산물을 생산한 농업인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도 검토돼야 한다. 돼지 사육마릿수가 늘어나면서 돼지 가격은 하락하는데,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파는 돼지고기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면 돼지고기 소비량이 늘어나 돼지 가격의 하락에 따른 손실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돼지고기의 수입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고질적인 농산물 유통구조가 문제인 것으로 판단된다. 돼지고기 파동에서 볼 수 있듯이 농산물 가격안정과 농가 소득향상을 동시에 확보하려면 농산물에 대한 유통구조 개혁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성장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경제발전 전략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인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저농산물 가격 정책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저임금 노동정책이 근본적으로 수정되고, 고비용 저효율의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혁이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농민신문 2013. 3. 8 김용하칼럼 <원문>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14340&subMenu=articletota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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