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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성장해야 고용·복지도 가능 - 오정근
2013-02-18
경제가 성장해야 고용·복지도 가능 박근혜 정부 제1기 경제팀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비롯해 국정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발탁됐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를 건다. 박근혜 정부는 국내외 경제 환경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가운데 다음주 초 출범을 앞두고 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진행 중이고 중국 경제도 30년간 고도 성장한 끝에 구조조정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일본 아베 내각이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글로벌 주요국 간에 환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내수 경기 부진과 소득양극화 추세로 국내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는 올해 2%대만 성장해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국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 제1기 경제팀 책무와 역할이 그만큼 막중해졌다. 새 정부 경제팀에 우선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성장률을 견인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갖고 거시경제를 운영해 달라는 점이다. 경제가 성장해야 일자리도 생기고 복지 정책도 계획대로 집행할 수 있다. 성장률이 회복되지 않으면 세수도 덜 걷히고 대선 때 내놓은 복지 공약을 이행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현재 경제활동인구 2579만명 중 직업이 안정적인 상용근로자는 1130만명으로 44%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임시 일용직과 소득이 불안정한 자영업자다. 이것이 소득분배 불균형과 양극화, 중산층 붕괴 원인이다. 안정적 일자리가 소득분배 불균형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중산층을 복원하는 길이다. 둘째는 첨단기술집약 제조업과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이다. 1988년을 정점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은 정체돼 있고 서비스산업도 고부가가치화하지 못해 성장과 소득 증가가 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 의료 교육 문화 관광 레포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정부 규제와 낙하산 인사가 극심한 분야다. 이 분야들이 새 성장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획기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 셋째는 관치 금융 청산을 위한 노력이다. 우리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금융의 자율적인 중개기능에 의해 자원이 배분되도록 금융구조를 전환했어야 했다. 그러나 관치금융 지속으로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최근 들어 다시 신관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이 동아시아 금융허브가 되지 못하고 금융의 삼성전자가 탄생하지 못하면서 저축은행 사태 같은 금융사고가 빈발하는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다.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건전성 규제는 강화하되 금융 자율성은 존중함으로써 금융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2011년 2분기 이후 7분기째 0%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9분기 연속 0%대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전망대로 `상저하고`가 돼 올해 성장률 2.8%를 이룬다 해도 GDP갭은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게 될 전망이다. 설상가상 작년 4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엔화에 대한 원화 절상 영향이 시차를 두고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면 현재 전망치마저도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경제부총리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던 것은 청와대 개입이 많았고 부처들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새 정부는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한 대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경제 부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모든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새 정부 1기 경제팀은 모든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생각으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처방전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13. 2. 17 종합 <원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2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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